전주천 남천교 주변에서 버드나무가 잘려져 있는 모습.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전주천 남천교 주변에서 버드나무가 잘려져 있는 모습.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전북 전주지역 환경시민단체가 전주시의 전주천·삼천 버드나무 벌목을 비판하고 나섰다.

‘지속가능한 하천관리를 촉구하는 시민단체’는 29일 오전 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주시장은 전주 시내를 관통하는 전주천과 삼천의 자연경관과 생태계를 훼손한 무차별적인 버드나무 벌목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북환경운동연합, 생태교육센터 숲터, 전북생명의숲, 시민행동21 등 8곳 환경시민단체가 참여했다. 김원주, 박형배, 신유정, 이국, 이보순, 채영병, 최서연, 한승우 의원 등 전주시의회 의원 8명도 함께 했다.

광고
전주지역 시민단체와 시의원 등이 29일 오전 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전주지역 시민단체와 시의원 등이 29일 오전 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이들은 “전주천과 삼천은 지난 20여년 동안 시와 시민, 시의회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생태하천이자 전주시의 자랑이다. 버드나무와 억새 군락은 한옥마을과 함께 전주를 빛나게 하는 존재다. 하지만 전주시는 최근 어떠한 협의도 없이 버드나무를 무차별적으로 벌목했다. 생태 참극을 벌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전주시는 하천 통수면적 확보를 통한 홍수 예방을 이유로 수백여 그루의 버드나무를 잘랐다. 하지만 홍수 예방 효과에 관한 조사와 기준 마련을 하지 않았다. 더욱이 생태하천협의회나 환경단체와 협의도 없이 해당 사업을 밀어붙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벌목에 대한 전주시장의 공식 사과 △‘물환경 보전을 위한 활동지원 조례’에 따른 수질 및 수생생태계 보전 책무 준수 △하천 벌목에 대한 자연하천 관리기준 마련후 사업 추진 등을 요구했다.

광고
광고
전주지역 시민단체 등이 29일 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전주지역 시민단체 등이 29일 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전주시는 올해 2~3월 일정으로 ‘전주천·삼천 재해예방 수목 제거 및 준설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천 둔치와 호안에 자생한 수목이 무분별하게 방치되는 등 하천 범람과 제방 붕괴를 막기 위해 정비를 한다는 것이다. 수목제거 작업에는 사업비 1억5천만원을 투자해 그동안 버드나무 등을 전주천 구간(약 7㎞)에 120그루, 삼천 구간(약 6㎞) 140그루가량을 제거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최근 국지적인 집중호우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경기도, 강원도 등 다른 지역도 비슷하다. 꽃가루 알레르기에 대한 민원제기가 있고, 토사가 쌓여 통수 단면 확보가 안 되는 측면 등 시민재산과 인명 보호가 최우선이라는 판단으로 사업을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
환경단체 회원이 잘려져 나간 버드나무 밑동을 줄자로 재고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환경단체 회원이 잘려져 나간 버드나무 밑동을 줄자로 재고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