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인천 항로에 취항한 하이덱스스토리지의 비욘드 트러스트호. 현대미포조선 제공
제주~인천 항로에 취항한 하이덱스스토리지의 비욘드 트러스트호. 현대미포조선 제공

2022년 8월24일 인천 중구에 있는 인천연안여객터미널을 찾았습니다. 인천연안여객터미널 건물은 옹진행과 제주행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옹진행은 연안여객터미널과 대이작도, 굴업도, 백령도 등 인천에 있는 다양한 섬을 연결하고, 제주행은 인천과 제주를 연결합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제주행 건물에선 탑승객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있고 나서 세월호(6825t급)와 오하마나호(6322t급)를 운용하던 청해진해운의 면허는 취소됐습니다. 이후 새로운 사업자를 찾아야 했지만, 여객선 탑승객 수요도 감소하면서 관심을 보이던 공공법인과 민간 여객사가 운항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랐습니다. 2016년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진행한 사업자 공모에서는 참여한 회사가 신용도, 노후 선령 등의 문제로 평가 기준 점수(80점)에 미달해 유찰됐습니다. 2018년 재공모에서는 대저건설이 사업자로 선정된 뒤 부두 운영 문제로 결국 운항을 포기했습니다. 인천해수청은 2019년 11월 다시 사업자 재공모를 낸 뒤에야 하이덱스스토리지를 인천∼제주 노선 사업자로 선정했습니다. 이 회사는 2021년 12월 ‘비욘드 트러스트호’ 취항식을 열고 운항을 시작했습니다.

여객선 탑승객 수요가 높아질지 관건이지만 아직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순항 중입니다. 2022년 1월 3919명에 불과하던 탑승객은 4133명(5월), 5940명(6월), 7009명(7월)으로 증가 추세입니다. 승합차 등 화물 선적도 6월에만 1만7194t을 기록했고 7월에는 2만t을 넘어섰습니다. 연간 탑승객 10만 명 이상이라는 목표치도 실현 불가능해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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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24일 인천 중구에 있는 제주행 인천연안여객터미널 탑승구 앞. 탑승 수속을 기다리는 탑승객 앞에 비욘드 트러스트호가 정박해 있다. 이승욱 기자
2022년 8월24일 인천 중구에 있는 제주행 인천연안여객터미널 탑승구 앞. 탑승 수속을 기다리는 탑승객 앞에 비욘드 트러스트호가 정박해 있다. 이승욱 기자

기자가 찾은 이날도 오후 5시40분께 여객터미널에서 탑승 수속을 시작하자 탑승구 앞에는 긴 줄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탑승객들은 제주도의 렌터카 비용 상승이 배를 타게 된 계기라고 설명합니다. 내 자동차를 싣고 제주도로 가는 것이 제주도에서 렌터카를 빌리는 비용보다 싸다는 겁니다. 실례로 성수기 기준 제주도의 중형 승용차 렌트 비용은 하루 평균 17만∼21만원 수준입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전보다 두 배 가까이 오른 수치입니다. 여기에 보험료는 추가로 납부해야 합니다. 반면 중형 승용차를 비욘드 트러스트호에 싣고 제주를 다녀올 때 드는 비용은 왕복 52만원이어서 3일 이상 제주에 머물 땐 렌터카보다 저렴합니다.

여객터미널에서 만난 한규(57)씨는 “요즘 제주도 렌터카 가격이 비싸다고 들었다. 긴 휴가를 받아서 오래 제주도에 있을 예정이어서 그냥 내 자동차를 타는 게 더 경제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왕호(46)씨도 “렌터카는 문제가 많이 발생할 수 있으니까 이동할 때 내 자동차를 타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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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트러스트호가 앞으로도 순항하려면 안전 문제를 말끔하게 해결해야 합니다.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2022년 1월 엔진 이상으로 멈춰선 뒤 100일 만인 5월에야 다시 운항할 수 있었습니다. 8월6일에도 이상 현상이 감지돼 출항 시간이 7시간 늦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하이덱스스토리지 관계자는 “비욘드 트러스트호를 운항할 때 안전을 가장 염두에 두고 있다. 그동안 일부 이상이 있었지만 모두 안전 조처를 마쳤다”고 말했습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