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회 전경. 강원도의회 제공
강원도의회 전경. 강원도의회 제공

강원도의원들이 한국여성수련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성차별적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성단체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춘천·원주여성민우회는 13일 공동성명을 내어 “도민을 대표해 민의를 전달해야 하는 일부 도의원들의 한심한 젠더 의식 수준에 경악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낮은 성인지감수성과 여성단체에 대한 심각한 왜곡은 여성과 성평등에 대한 후퇴다. 이런 의원들에게 강원도 의정을 맡겨도 되는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11일 강원도의회에서 열린 한국여성수련원장 인사청문회에서 김기홍(원주3·국민의힘) 도의원은 “모성은 부성과는 다른 차이점이 있다. 그래서 다른 일들은 남성이 많이 하더라도 아이를 육아하는 쪽은…뭐 사람을 동물과 비교해서는 안 되지만 대부분 새끼를 돌보고 이런 것은 여성들이 본능적으로 많다. 아이와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은 아이를 위해서도 여성이 더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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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또 “사회가 남성과 여성으로 구성돼 있다. 여성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회에 참여한다는 것은 남성이 있는 사회에 참여하는 것이다. 여성이 남성의 문화를 알아야 하고, 남성의 생각을 알아야 한다. 남성들은 군대라는 틀을 빠져나오면 정형화되는 부분이 있다. 속된 말로 남자들이 그냥 편하니까 남자를 데리고 일을 하든지 한다. 그래서 여성도 그런 문화를 알고 이해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박호균(강릉1·국민의힘) 도의원은 “수련원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가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등을 따름벗(팔로우)하고 있다. 여성단체연합은 성별 갈등을 조장하고 군 가산점제를 반대하고, 민우회도 메갈, 워마드 등 남혐을 조장하는 단체다. 수련원 공식 계정이 이런 성향의 단체들과 따름벗 해서는 안된다. 극단적 성향의 여성단체와 거리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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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현숙 원주여성민우회 대표는 “김기홍 의원의 발언은 성역할 고정관념으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도의원으로서 일·가정 양립을 위한 성평등 정책들을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이런 도의원이 과연 워킹맘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으며, 남성육아와 관련한 어떤 법을 제안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이경순 춘천여성민우회 대표도 “민우회가 가부장적 사회에 대해 정치·경제·사회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젠더 불평등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어떻게 남성혐오를 조장하는 것인가. 오히려 박호균 도의원이 이 발언을 통해 남녀 갈등을 부추겨 정치적 공격 소재로 활용하고, 여성을 혐오의 대상으로 보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