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이 29일, 개항 20주년을 맞았다. 2001년 개항 이래 매년 10%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거듭하며, 국제여객 세계 5위, 국제화물 세계 3위의 글로벌 허브 공항으로 성장했다. 코로나19 세계적 유행으로 여객 수요가 80% 급감하는 등 위기에 직면했지만, 세계 항공시장을 선도할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29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인천공항은 2019년 기준 73개국 255개 노선을 연결하며 100개가 넘는 항공사 취항을 통해 국제화물 세계 3위(연 266만t), 국제여객 세계 5위(연 7100만명)를 기록했다. 국제여객 수 기준으로 보면, 프랑스 샤를 드골공항과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제치고 세계 5위 공항 반열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인천공항은 개항 3년 만에 단기순이익 전환을 한 이후 16년간 평균 8%씩 성장세를 보였다. 또 세계 1800여개 공항에 대한 국제항공협의회(ACI)의 ‘세계공항서비스평가’에서도 2005년 이후 12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세계 일류 공항 운영 능력·노하우를 인정받았다.
이런 성과를 토대로 세계 각국 공항에 운영 노하우까지 수출하는 글로벌 선도 공항으로 자리매김했다. 폴란드 신공항 전략적 자문 컨설팅, 쿠웨이트공항 제4터미널 위탁운영, 인도네시아 바탐공항 개발・운영 등 15개국에서 30개 사업을 수주했다. 수주 금액만 2억3000만 달러 규모에 달한다. 제2터미널 확장과 제4활주로 건설이 완료되는 2024년이면 연간 이용객 1억600만명, 화물수송량 연간 630만t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천공항도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항공 여객은 알파벳 ‘L’자형으로 급감했고, 이 여파로 개항 이후 처음으로 적자(426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여객은 2019년 대비 83% 감소한 1100만명에 그쳤다. 올해도 백신 접종을 고려하더라도 507만~1600만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인천공항공사는 예측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사, 지상조업, 공항입점업체 등 항공업계 전반을 대상으로 지난해 1조2000억원의 공항시설사용료 감면・납부유예 등을 통해 지원했다”며 “올해도 이런 지원을 이어나갈 계획으로, 적자 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은 상업시설 임대료에 집중된 인천공항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공항 주변 항공산업 생태계 구축, 자체 개발한 공용여객처리시스템 수출 등 사업 다변화를 통한 ‘항공수요 회복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인천공항은 이날 ‘인천국제공항 신비전 2030+ 선포식’을 열고 코로나19 위기극복과 항공산업 재도약을 다짐했다.
김경욱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이 자리에서 “인천공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영환경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공항의 개념을 이동을 위한 공간에서 즐거움, 셀렘을 주는 문화·가치 그 이상의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며 “인천공항은 미래 20년 성장을 주도하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