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아이이엠국제학교 기숙사 복도.
대전 아이이엠국제학교 기숙사 복도.

“한방에 7명에서 많게는 20명까지 수용돼 있었습니다. 12일 첫 증상자가 있었는데 자체 격리만 한 것으로 보입니다.”(정해교 대전시 보건복지국장)

25일 오후 5시 기준 132명(타지역 확진 5명 포함)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대전 중구 아이이엠(IEM)국제학교는 전형적인 ‘3밀’(밀집·밀폐·밀접) 시설이지만, 비인가 시설 특성상 방역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112명, 교직원 및 자녀 38명 가운데 20명이 확진됐다. 음성은 25명, 결과 대기가 1명이다.

대전시는 “지난 11~15일 전국에서 입교한 신입생 51명과 겨울방학을 보내고 지난 4일 들어온 재학생 69명 등 학생 120명이 아이엠(IM)선교회 건물 3∼5층 기숙사에 입소했다”며 “지하 식당에는 좌석별 칸막이도 없었고, 이층 침대와 화장실이 별도로 있는 일부 방을 빼면 대부분의 방은 화장실과 샤워실을 공동 이용하는 구조였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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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대전 아이엠(IM·International Mission)선교회(대표 마이클 조 선교사)가 운영하는 비인가 교육시설인 이 학교 본관은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다. 지하에 식당, 2층에 예배당, 3∼5층에 숙소가 있다.

대전 아이이엠국제학교 기숙사 모습.
대전 아이이엠국제학교 기숙사 모습.

학교 쪽 대응도 허술했다. 코로나19 증상을 보인 학생이 지난 12일 나타난 데 이어 의심 증상을 보이는 학생이 6명으로 늘었지만, 학교는 병원 치료나 검체검사 없이 기숙사 안에서 격리 조처만 했다. 지난 주말에야 부모들에게 학생들을 집으로 데려가 검사받도록 했다. 부모의 승용차를 타고 전남 순천과 경북 포항 선별검사소에 간 학생 2명은 2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학교 쪽이 격리 외에 다른 조처를 하지 않아 유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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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교 보건복지국장은 “첫 증상을 보인 경남 학생은 지표환자(첫 확진자)가 아닌 것으로 추정한다. 입교 전 감염됐다면 연고지에서 발생한 다른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로 검사받았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학생 또는 출퇴근하는 교직원 5명 가운데 최초 감염자가 있었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 시설은 방역이나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학교나 학원, 종교시설 등에 속하지 않았기 때문에 면적·좌석수 대비 인원 제한 등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에 규정된 다중이용시설의 핵심 방역수칙이 적용되지 않았다. 또 교육청이나 관할 지자체의 관리·감독에서 벗어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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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아이이엠국제학교 본관 지하 식당 모습.
대전 아이이엠국제학교 본관 지하 식당 모습.

집단감염은 아이엠선교회가 운영하는 다른 선교·교육시설로도 퍼져가고 있다. 실제 광주 티시에스(TCS)에서 이날 10명 등 25명이 확진됐고, 경기 용인 수지 요셉 티시에스에서도 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티시에스, 시에이에스(CAS) 등은 대전 아이이엠국제학교 출신들이 학생들을 가르친다. 이들처럼 아이엠선교회와 관련 있는 비인가 교육시설은 전국 23곳에 이른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경북 상주의) 비티제이(BTJ)열방센터처럼 한곳에 모여 교육을 받은 뒤 전국으로 흩어진 사례와 달리, 아이이엠국제학교와 티시에스 등은 서로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일단 조사됐으나 자세한 것은 추가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아이이엠국제학교 학습실.
대전 아이이엠국제학교 학습실.

방역당국은 현장에 즉각대응팀을 파견해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노출 위험평가를 벌이고 있다. 당국은 대전 아이이엠국제학교를 3주간 폐쇄하고 노출자에 대한 추적 관리, 감염경로 조사 등을 진행 중이다. 또 전국 아이엠선교회 관련 시설을 모두 조사할 예정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는 “현재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수칙은 정식으로 등록된 업종이나 업체에 적용하도록 돼 있다. 지자체가 관할 내에 있는 비인가 시설 등 사각지대를 미리 적극적으로 찾아내 방역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선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인걸 서혜미 기자 igsong@hani.co.kr, 사진 대전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