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제공 (*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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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감지기가 열감지기보다 빨리 화재를 감지한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열감지기는 불꽃이 발생하지 않는 ‘훈소 화재’는 아예 감지하지 못했다. 연기감지기가 설치되지 않은 단독·공동주택에 대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공개한 열감지기와 연기감지기의 작동시간 비교 실험 결과를 보면, 불꽃이 발생하는 화재는 연기감지기가 열감지기보다 평균 121초 빨리 화재를 감지했다. 불꽃이 없이 타는 훈소 화재는 열감지기가 아예 감지하지 못했고, 연기감지기는 9분26초만에 감지했다.

시 소방재난본부가 이날 발표한 ‘최근 5년간 주거시설 화재 및 피해 추이 분석’을 보면, 화재 사망자 171명 가운데 주거시설에서 발생한 화재 사망 피해는 70.2%(171명)이며, 이 가운데 단독주택 사망자는 39.2%(67명), 공동주택 사망자는 27.5%(47명)다. 화재감지 설비 설치가 의무화되지 않은 단독주택에서 사망자가 더 많이 발생한 셈이다. 공동주택에 연기감지기 설치가 의무화된 2015년 1월23일 이전에 인·허가가 난 공동주택은 이 기준의 적용을 받지 않아 열감지기만 설치된 곳이 많다. 실제로 지난 7월 송파구의 한 아파트 14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열감지기가 훈소 화재를 감지하지 못해 사망자 1명, 부상자 2명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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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실험 결과 열감지기는 불꽃이 발생하지 않는 훈소 화재에 특히 취약해 열감지기만 있는 곳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유독가스로 인한 인명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며 “2015년 1월23일 인·허가 이전의 아파트라도 가구별로 연기를 감지할 수 있는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학교 교수(소방방재학과)는 “연기감지기 설치를 모든 주택에 의무화하기 어려운만큼, 주택을 개축하거나 리모델링할 때 설치를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