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성군이 영산강 상류인 황룡강 개발을 가속화하면서 환경단체와 주민단체가 저지운동에 나섰다.
광주환경운동연합과 장성시민연대는 최근 성명을 내고 “장성군은 내년에 10억원을 들여 황룡강 둔치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려는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파크골프는 직경 6㎝인 합성수지 공을 길이 86㎝, 무게 600g인 목재 클럽으로 쳐서 정해진 구멍에 넣는 생활체육이다. 일반골프와 경기하는 규칙과 방식이 같아 잔디구장을 조성하고 관리해야만 한다.
이들 단체는 “황룡강 둔치는 이미 종합운동장, 생태공원, 산책로, 자전거도로 등이 과도하게 들어서 있다”며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둔치에 친수기능과 관련없는 체육시설을 더는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하천의 둔치는 홍수 때 통수 공간이고, 보통 때는 하천의 생태축이다. ‘옐로우시티’를 만든다는 명분으로 길이 2㎞, 너비 10m에 이르는 파크골프장까지 조성한다면 하천 건강성이 심하게 훼손되고 추가적인 막개발을 막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히 “둔치에 잔디밭을 조성하고 이를 관리하려면 농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영산강 상류가 농약으로 오염되면 하류 유역의 생태계가 엉망으로 망가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문희태 장성시민연대 상임이사는 “소수 동호인의 건강권과 영산강 주민의 환경권 가운데 무엇이 더 중요한가. 장성읍내를 통과하는 황룡강 구간 4~5㎞가 인공구조물로 꽉 채우면 수생태계가 망가지게 된다. 국토교통부 출신 군수가 황룡강을 청계천처럼 막개발하려는 상황을 방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군은 내년에 황룡강 둔치를 이용해 1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군은 문화체육부의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3억원을 확보했고, 군비 7억원을 보태기로 했다. 위치는 장성군 황룡면 월평리 황룡1교(뱃나드리교) 아래쪽 둔치가 유력하다.
군은 “부근에 5000석 규모의 종합운동장을 건설 중이어서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면 이 일대가 최고 수준의 문화체육 벨트로 변모한다”고 기대했다. 또 “파크골프장 터는 하천정비를 통해 넓고 안정적으로 조성한 둔치를 활용하기로 했다. 경기장이 잔디로 꾸며지는 만큼 풍경이 좋아지도록 설계하겠다”고 약속했다.
영산강의 지류인 황룡강은 입암산과 병풍산에서 발원해 장성호를 거쳐 광주 광산구에서 영산강으로 들어간다. 총 길이 50km 가운데 장성에서 9곳, 광주에서 3곳의 샛강이 합류한다. 장성군은 이 강의 이름을 따서 ‘옐로우시티’를 조성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