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폭염이 예보돼 수온 상승에 따른 양식장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지난해 여름 수온이 30도까지 오르자 충남 천수만의 한 양식장에서 폐사한 조피볼락이 떼를 이루고 있다. 사진 충남도 제공
남부지방에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남동해안과 제주도 전역, 서해 일부 해역에 고수온 특보가 발령되는 등 연안 바닷물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달 들어선 양식장 물고기가 더위를 이기지 못해 곳곳에서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
11일 각 지방자치단체의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고수온 현상 때문에 지난 10일까지 폐사한 양식장 물고기는 경북 36만2000마리, 제주 29만8000마리, 경남 18만5000마리, 부산 2만6000마리, 울산 7000마리 등 전국적으로 87만8000마리에 이른다. 이날까지 재산피해액은 12억3000여만원으로 추산된다.
10일 현재 바닷물 온도는 경남 통영시 28.9도, 전남 여수시 28.6도, 충남 서산시 28.6도, 부산 기장군 28.2도, 전남 보성군 28.1도 등 곳곳에서 고수온 현상을 보이며, ‘고수온 피해우려 한계선’인 28도를 웃돌고 있다. 평년에 견줘 최고 4.7도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달 31일 충남 천수만에 고수온 주의보를 발령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6일 낮 12시 제주와 남동해안에 고수온 경보를 발령하는 등 고수온 특보 발령 해역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11일 현재 고수온 경보는 경남 통영시 수우도에서 부산·울산을 거쳐 경북 포항시 호미곶까지 남동해안, 충남 서산시 창리에서 보령시 원산도까지 서해안, 제주도 전역에 발령된 상태이다. 또 고수온 주의보는 경북 포항시 호미곶에서 울진군까지 동해 중부와 경남 통영시 수우도에서 전남 고흥군 거금도까지 남해 중부 해역에 발령돼 있다.
바닷물 온도는 당분간 고수온 현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남해 전역과 동해 연안의 수온은 12일께부터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현상은 북쪽으로 확대돼, 강원 연안까지 고수온 특보가 확대 발령될 가능성이 높다. 제주와 서해 남부 해역에선 수온 변화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양식장 물고기 폐사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고수온 특보 발령 해역의 양식장은 사료 공급을 완전히 중단하고, 액화산소를 공급하고 차광막을 설치하는 등 양식어류 폐사를 예방하는 대책을 철저히 시행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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