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야 반갑다!
포근한 날씨 탓에 축제 개막을 줄줄이 연기하며 울상을 짓던 강원 겨울축제가 이번 주부터 찾아온 한파에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다. ‘국내 대표 겨울축제’인 화천 산천어축제는 14일 개막과 동시에 얼음낚시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산천어축제는 당초 지난 7일 개막할 예정이었지만 날씨 탓에 일주일 연기했다. 축제장인 화천천의 얼음 두께는 12일 현재 14㎝. 아직은 얼음낚시터를 운영할 수 있는 기준인 20㎝에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 10일부터 한파가 몰아치면서 하루 평균 2㎝ 이상 얼고 있어 개막일엔 얼음낚시터를 정상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화천군은 기대하고 있다.
장홍찬 재단법인 나라 사무국장은 “사고 우려 탓에 예년에는 2m 간격으로 뚫던 얼음구멍을 4m 간격으로 늘려 얼음판 위에 올라가는 인원을 통제하기로 했다. 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얼음구멍 옆으로 안전 로프도 촘촘하게 배치해 관광객들이 안전하게 얼음낚시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개막했지만 얼음낚시터를 운영하지 못해 울상이던 평창송어축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평창송어축제위원회는 14일부터 얼음낚시터를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12일 현재 하천이 18㎝ 두께로 언 덕이다. 평창은 가장 먼저 겨울축제를 시작했지만 얼음낚시터를 운영하지 못한 채 눈썰매와 어린이실내낚시 등 지상 프로그램만 운영해왔다.
권용택 평창송어축제위원회 홍보국장은 “그동안 겨울축제의 백미인 얼음낚시터를 운영하지 못해 관광객이 예년의 3분의 1로 줄었다. 축제를 시작했지만 관광객이 오지 않아 누적 적자만 7억원에 달할 정도다. 늦은 추위에 이번 주부터라도 얼음낚시터를 개방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개막을 두 차례나 미룬 홍천강 꽁꽁축제는 예정대로 13일 개막하기로 했다. 하지만 12일 현재 얼음 두께가 10~15㎝ 수준에 머물러 이번 주말엔 얼음낚시터를 뺀 채 맨손송어잡기 등 지상 프로그램 위주로 축제를 열 참이다. 유승훈 홍천문화재단 홍보담당은 “인원수를 제한하는 등 부분 개장도 고려했지만 관광객 안전을 위해 20㎝ 이상 얼 것으로 예상되는 16일부터 얼음낚시터를 개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겨울축제의 원조 격’인 인제빙어축제는 개막을 일주일 연기해 21일 문을 열 참이다. 12일 현재 얼음 두께가 10㎝ 정도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인제빙어축제는 2015년 극심한 가뭄과 2016년 이상고온으로 2년 연속 무산된 바 있다.
지영일 인제군청 관광정책담당은 “21일까지 얼음이 20㎝ 이상 얼기를 기다리고 있다. 혹시 날씨가 풀려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아도 올해는 얼음낚시터를 뺀 채 지상 프로그램 위주로 축제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증강현실체험게임인 ‘빙어고’와 빙어 뜰채 체험 등 지상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