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전희경 의원(비례대표)이 전국의 중·고교에 최근 4년치 국사 시험지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고 교사들 반발(<한겨레>12월27일치 16면)이 확산되자, 서울·경기도교육청 등 전국 8개 시·도교육청이 자료 제출을 사실상 거부하기로 했다.
27일 경기·전북도 교육청 등은 전희경 의원이 전국의 일선 중·고교에 지난 4년치 한국사와 국사 등의 시험지 사본 제출을 요구한 데 대해 일선 교사들로부터 ‘사상 검증’ 논란이 제기된 데다, 자료 요구 목적이 불투명하다며 각 학교에 자료 제출을 보류 또는 거부토록 했다. 부산·광주·충북·충남·전남·경남도교육청도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이날 ““(전 의원의) 자료 제출 요구가 교사의 수업권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면 교육감이 방어해줘야 한다. 현재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방향을 잡았으며 일선 학교에도 자료 제출을 보류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도 지난 22일 도내 전체 중·고교에 전 의원의 자료 제출 요구 사실을 전하고 오는 30일까지 중학교 국사 등 2개 과목, 고교 한국사 등 3과목의 시험지를 도 교육청에 내도록 했으나 <한겨레> 보도 이후 보류토록 했다.
교사들 반발은 더 커지고 있다. 경기도내 한 고교의 역사 교사는 ““전국적으로 따지면 10만장이 넘을 양의 시험지를 일시 제출하라는 것은 학교를 괴롭히는 일이며 교사와 학교의 자율에 맡겨야 할 시험문제지를 사실상 검열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선 학교의 우려가 더 큰 것은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출신으로 새누리당 비례대표가 된 전 의원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으로 그동안 중·고교 국정화 역사교과서 시행에 적극적으로 찬성해온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 의원 쪽은 교단의 반발이 확산되자 제출 시한을 1월6일에서 1월말로 늘리고, 시험지 제출 범위를 최근 4년에서 2년치로 줄이기도 했으나 자료 요구는 그대로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전 의원 쪽은 국정교과서나 사상 검증과는 관련성을 부정하면서 “실제로 (교사들이) 편향적으로 가르칠 수도 있고, 그래서 교사들이 수업과정에 있는 것을 제대로 가르치는지 보고자 하는 것이고 자료 요구는 국회의원의 고유 권한”이라고 말했다.
수원·전주/홍용덕 박임근 기자 ydh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