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고충처리기구로 전락한 중앙정부에 ‘고립된 섬’이었던 서울시의 노동실험이 다른 지자체로 확산되고 있다.” (조돈문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서울시가 지방정부의 노동정책을 선도해왔지만 최근 진척은 더디다. ‘노동존중특별시 선언’은 일종의 상징이었나?” (김철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실장)
박원순 서울시장 5년 동안의 노동정책을 평가하는 ‘스웨덴 노동모델과 서울시 실험’ 토론회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체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렸다. 한국스칸디나비아학회와 서울연구원이 함께 주최했다.
기조 발제에 나선 조돈문 교수는 “한국의 국가권력은 사유화되어 최순실 등 비선 실세에 의해 농단 되는 가운데 삼성 재벌을 위시한 자본의 고충처리기구로 전락한 반면, 스웨덴은 공동결정제와 노조대표 이사제 등을 통해 노동과 자본이 공존·공생하고 있다”며 서울시에서의 스웨덴 모델 징후와 가능성을 분석·전망했다. 조 교수는 중앙 정부가 아닌 지자체로서는 노동·고용 관련 정책을 펼 수단이 부족함에도, 서울시가 의욕적으로 펼치는 관련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시장은 취임 뒤 노동존중특별시를 기치로 내걸고,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 감정노동자 권리보호 대책, 무기계약직 처우 개선, 다산콜센터 직영화 등을 거쳐 최근 재계 등의 반대를 무릅쓰고 노동이사제 도입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평가가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김철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실장은 “지난해 서울시가 발표한 노동정책 기본계획은 구체적 실행계획이나 평가 계획은 미흡한 상태로, 향후 추진할 노동정책의 방향성과 핵심사업을 정리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달 서울시 공기업에서의 첫 적용이 예상되는 노동이사제에 대해서도 조 교수는 “‘노동이사는 노조를 탈퇴해야 한다’는 서울시의 노동이사제 조건은 삭제가 바람직하다”며 “실정법 때문에 삭제가 어렵다면 노조나 조합원에 의한 선임 및 소환 제도로 보완해야 한다”고 짚었다.
유연식 서울시 일자리노동국장은 서울시 노동정책의 향후 과제로 △노동복지복합시설 조성, 노동권익센터의 재단화 추진, 노동정책 평가체계 구축 등 서울형 노동정책 내실화 △서울형 노동모델의 브랜드화, 시민 참여 기회 확대 등 서울형 노동모델의 민간 확산을 꼽았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