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건설중인 제주국제평화센터에 평화에 기여한 지도자들의 밀랍인형을 설치키로 한 애초 의도와는 달리 연예인들도 포함시켜 설립 의도가 퇴색된 가운데 일부 대상자들은 제작 자체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2003년 3월부터 제주도를 방문한 각국 정상들을 기념하고, 제주도를 ‘평화의 섬’으로 알린다는 취지 아래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안에 국제평화센터 건립에 들어가 내년 3월 개관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건립 의도와는 달리 전시추진소위원회는 5월3일 제주에서 회담을 가졌던 정상 등 이미 선정한 21명의 대상자 이외에 한류 연예인 등 21명의 밀랍인형을 추가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도는 지난해부터 수익성 확보를 명분으로 한류 유명 연예인 등의 밀랍인형 전시를 추진했으나 반대여론에 부딪쳐 주춤하다가 전격적으로 포함시킨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섭외가 여의치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가 밝힌 대상자 42명 가운데 섭외가 끝난 대상자는 23명으로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 노태우·김영상·김대중 전 대통령, 메리 멕컬리스 아일랜드 대통령, 마더 테레사 수녀, 김구 선생,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 안중근 의사 등과 서태지, 전도연, 배용준, 이영애, 청룽(성룡), 조수미 등이다.
그러나 제작에 반대한 섭외 대상자들도 많아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장쩌민과 후진타오 등 전·현 중국 국가주석 등이 반대했으며, 조용필, 송혜교, 고두심, 빌 게이츠 등도 반대하는 등 8명이 제작에 반대했다.
이처럼 평화센터가 애초 설립 의도와는 달리 연예인은 물론 평화와는 거리가 있는 인물들까지 포함된 것은 평화센터의 역할에 대한 뚜렷한 개념도 정립하지 않은 채 관광자원화 하려는 발상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제주대의 한 교수는 “현재 서훈 박탈을 검토중인 노태우 전 대통령 등이 포함된 것도 이해할 수 없다”며 “국제평화센터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진정으로 인류와 세계평화에 기여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제작 대상을 신중하게 선정해 후세의 귀감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제주평화센터 건립 ‘삐그덕’
전시인물 선정논란·일부대상자 섭외차질
연예인포함 애초 취지 바래…카터등 8명은 제작반대
허호준기자
- 수정 2019-10-20 17:20
- 등록 2005-09-08 2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