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학교들이 책걸상을 수리해 서로 주고받는 방식으로 재활용해 예산 10억여원을 절감했다.
광주시교육청은 25일 “3월에 새로 문을 열거나 학급을 늘리는 초·중학교 21곳에 재활용 책상과 걸상 2520조를 보급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초·중학교 45곳에서 상태가 좋지 않은 책걸상 5500여조를 받아 깨끗하게 수리했다. 중고 책걸상의 금속 골조만 살리고 목재판을 바꾸자 마치 새것처럼 바뀌었다. 책걸상 한 조를 새로 사려면 8만1000원이 들지만 수리하는 데는 3만7000원이면 된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해마다 사용 연한 8년이 지난 책걸상 1만2000여조를 교체하는 데 들어가는 예산 10억여원을 아끼게 됐다. 시교육청 강성도(교육시설과)씨는 “경남 창원이나 울산 강북에서 책걸상 보수반을 운영한 적은 있지만 광역 단위에서 통합적으로 책걸상 재활용을 시도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책걸상 재활용 계획을 세우고 관리전환, 수집정비, 수리보급 등을 서둘렀다. 시교육청은 “광주 전체의 책걸상 30만조 가운데 10%는 미활용 상태였다”며 “학교간 관리 전환이 어렵고 학생들도 중고를 꺼리는 탓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 재활용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책걸상 재활용은 예산 절감뿐 아니라 환경교육 효과와 기부문화 확산 등 여러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지상 시교육청 교육시설과장은 “학교에서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고 가르쳤지만 실천하는 사례는 많지 않았다”며 “학생들한테 본보기를 보일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앞서 시교육청은 2010년 우호협정을 맺은 아프리카 베냉의 아보메시에 재활용 책걸상 300조를 보냈고, 지난 6일에는 아동보육시설 광주나자렛집에 책걸상 50조를 기부하기도 했다. 앞으로 사회단체가 신청하면 재활용 책걸상을 지원해 지역에 공동체 문화를 확산시키기로 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