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해 9월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해 9월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7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민주당의 부족한 대처로 피해자가 고통을 겪은 데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2차 가해 화살을 막아내는 일은 공동체 윤리와 맞닿아 있다.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 모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정치권이 보여주는 말과 행동은 사회적 윤리 마지노선을 형성한다. 이 사실을 우리는 무겁게 기억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뼈를 깎는 노력과 반성적 성찰을 하겠다. 누군가에겐 공허한 구호로 들릴 수 있지만, 이 말이 공허한 말로 남지 않도록 당 내부 혁신이 이뤄질 수 있게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피해호소인’, ‘피해고소인’이라고 불러 2차 가해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박 최고위원은 “동료 시민의 존엄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사실에 참담하고 마음이 아프다. 2차 가해와 민주당의 부족한 대처로 상처받은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박 최고위원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들은 일상의 성폭력을 마주한다. 가해자에게 문제제기를 하기까지 수없이 많은 어려움에 직면한다”며 “(피해자를) 예민한 사람으로 몰아세우며 책임을 일정 부분 전가하는 암묵적인 분위기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 역시 몇 번이나 겪었고, 침묵과 웃음으로 모면하려 했다”고 밝히면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입장문에서 밝힌) 피해자다움은 없다, 역시 가해자다움도 없다는 문장을 몇 번이나 되뇌었다. 성범죄 근절은 공허한 구호가 아니라 나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자 나와 함께 살아가는 동료 시민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성평등 사회는 그저 이상적인 꿈같은 얘기가 아니라 반드시 나아가야 할 사회 모습”이라며 “민주당이 직시하고, 마땅히 걸어나가야 할 길”이라고 덧붙였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