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말을 빼앗긴 존재들의 편에서 빼앗긴 자유의 개념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써온 그가 산소줄의 힘을 빌려 호흡을 가다듬었다.“지금은….”그가 숨을 모아 말했다.“자유롭습니다.”홍세화(77). 마침내 자유로운 사람.지난 14일 녹색병원(서울시 중랑구 면목동) 1...
“그래요….”말을 빼앗긴 존재들의 편에서 빼앗긴 자유의 개념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써온 그가 산소줄의 힘을 빌려 호흡을 가다듬었다.“지금은….”그가 숨을 모아 말했다.“자유롭습니다.”홍세화(77). 마침내 자유로운 사람.지난 14일 녹색병원(서울시 중랑구 면목동) 1...
나무는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500년은 돼 보이는데.”남자의 말을 다른 남자가 반박했다.“더 될걸. 내기할까?”여자가 핀잔을 줬다.“100년도 못 살면서 싸우기는.”자신의 나이를 두고 논쟁하는 관광객들을 내려다보며 나무는 고요했다. 인간 누구도 특정하지 못하는 세월을...
끌려간다.눈앞에서 누나가 끌려간다. 동생을 만나려고 소대를 이탈해 달려온 누나가 끌려간다. 조장에게 두들겨 맞으며 머리채를 잡혀 무참하게 끌려간다.“움직이면 죽을 줄 알아.”‘가만히 있으라’는 유구한 위협에 동생은 무리 속에서 지켜보기만 할 뿐 말리지 못한다. 조장의 ...
국민의힘이 전공의 등 의사 파업에 대해 ‘엄정 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윤희석 선임대변인은 17일 논평에서 “의사 단체들이 끝내 불법 파업에 돌입한다면 반드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최근 우리 의료체계가 무너지고 있다. 필수 의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그 일가가 거짓 자산 신고로 4천억원대의 벌금을 물게 됐다.뉴욕 맨해튼지방법원은 16일(현지시간) 열린 트럼프 등 사기대출 의혹 재판에서 총 3억6천400만 달러(약 4천800억원)의 벌금을 내라고 선고했다.재판장인 아서 엔고론 판사는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지난 연말부터 최소 24발의 북한산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안드리 코스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만나 지난해 12월30일부터 올해 2월7일까지 러시아군이 12차례에 걸쳐 북한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
한국 남자 수영이 새 역사를 썼다.2024년 국제수영연맹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이 1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남자 계영 800m 결승에서 2위에 올랐다. 1위 중국에 불과 0.10초 뒤졌다.한국팀은 드라마틱한 역영을 펼쳤다. 첫 주...
의과대학생과 의학전문대학원생들이 집단휴학을 강행한다고 밝혔다.전국 40개 의대 학생 등이 모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16일 밤 비상대책위원회 임시총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20일부터 집단휴학을 개시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의대협...
토요일인 17일 전국은 맑고 평년보다 따뜻하겠다.기상청은 이날 예상 낮 최고기온을 8~15도로 예상했다. 평년보다 4~5도 높고 전날보다도 2~5도 높다.지역별로는 서울 –1∼10도, 인천 0∼9도, 강릉 1∼13도, 대전 –2∼14도, 세종 –3∼12도, 광주 0∼1...
“어렸을 적에 들은 이야기인디.”맹대열(84) 보살이 밥상을 차리며 말했다.“쩌어기 금강 다리 만들 때 쌓으면 무너지고 쌓으면 무너져서 인부들이 죽어나가더라네. 부모 형제 없는 걸인 아이를 배부르게 멕여서 세멘 공구리 치는 데 넣었다는 겨. 다음날 보니께 아이가 부처님...
2023년이 저문다. 지배권력이 장악에만 열을 올리고 역사는 퇴행시켰던 대한민국의 1년은 사실상 삭풍만 몰아치는 한겨울이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뜨거운 분노와 따뜻한 연대를 보이며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 외치고 힘없는 이에겐 손을 내밀었다. 2023년의...
“표현할 수 없다”가 수없이 반복되는 글들이었다. 표현할 수 없는 폭력을 당했고, 표현할 수 없이 몸과 마음을 다쳤지만,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표현하려 할수록 끝내 살게 하는 글쓰기가 그 작은 섬에서 계속됐다.“환장하고 띠다 죽을 일”죽어서도 “이즐(잊을) 수 없...
태양이 바닷물을 졸여 얻는 소금은 바닷물보다 짠 삶들을 졸여내며 온다.경기도 남양주시민 김종철(52)은 지난 12일 김장을 했다. 아내와 장모님 댁에 가서 배추를 버무렸다. 40포기에 소금 7㎏을 썼다. 10일 기준으로 천일염 5㎏의 가격은 1만1613원(한국농수산식품...
“생년월일이 어떻게 되십니까?”피고인에게 진술 거부권을 고지한 재판장이 물었다. 재판장의 질문을 받고 고민하던 피고인이 말했다.“○월○일밖에 몰라요. 글씨를 모르니까요.”법원 경위가 피고인석으로 다가가 판사의 질문을 다시 전했다.“태어난 해 모르세요?”“네? 태어난 해...
이 이야기는 보이지 않는 한 죽음을 ‘법의 봉인’ 직전 꺼내 오기까지 지난했던 시간에 관한 기록이다.깜깜이로 묻힐 뻔한 사건“황병관(가명·66) 피고인 맞으세요?”재판을 시작하며 판사(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9부 김승정 부장판사)가 신분을 확인했다.“네.”7월7일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