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우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개막을 100일 앞둔 30일 경기도 이천훈련원 수영장. 1번 레인에서 2015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관왕 조기성(21·부산장애인체육회)이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뇌병변장애 2급인 그는 하체에 힘을 쓸 수가 없어 천천히 스트로크를 하며 균형을 잡기 위한 연습에 몰두했다. “물속에서 많이 외로울 거예요.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하지만 주위의 관심이나 응원이 거의 없으니까요.” 곽만재(49) 한국 장애인수영 국가대표 감독이 조기성을 바라보며 말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3개의 메달을 따냈지만 그의 이름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지구촌 장애인 최대 스포츠 축제인 2016 리우 패럴림픽 D-100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린 경기도 이천훈련원 내부엔 “리우는 우리 무대라고 전해라~♬”라고 쓰인 펼침막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리우올림픽은 엘리트 선수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스포츠정신엔 장애 유무가 중요치 않다는 것, 그러니 리우의 주인공은 우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밝힌 표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들의 당당함엔 이유가 있었다. 한국은 2004 아테네 패럴림픽에서 16위, 2008년 베이징에선 13위, 2012년 런던에선 12위를 기록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4년에 한번 올림픽 이후 열리는 패럴림픽은 9월7일부터 18일까지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에 12개 종목 206명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한국은 사격, 보치아, 양궁, 수영, 유도, 탁구 등 메달 유망 종목을 중심으로 금메달 11개 이상을 획득해 종합 순위 10위권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선수들 역시 반드시 목표를 달성하고 오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장애인양궁 세계선수권 개인전 1위이자 올림픽 최다 출전자(7회)인 양궁의 이억수(51)는 “한번 가기도 힘든 올림픽을 일곱번이나 가서 영광이다. 유럽의 높은 벽을 넘어서 메달권에 꼭 진입하겠다”고 했고, 최연소 출전자인 탁구의 윤지유(16)는 “훈련 열심히 해서 금메달을 꼭 따오도록 하겠다”고 했다. 수영의 조기성도 “지난해 세계선수권을 통해서 자신감을 많이 얻어서 리우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재준 대한민국 선수단장은 “장애인 선수들은 모든 장애인들의 롤모델이다. 그분들의 꿈이 함께 성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진행된 선수단복 시연회에선 서수연(탁구), 강정은(수영), 김민수(양궁), 최연진(역도) 등 14명의 선수 및 트레이너가 선수단복 시연회를 열었다. 무대에 한 명씩 올라 경쾌한 포즈를 취할 때마다 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탁구 세계 1위 서수연은 “무대에서 좋은 추억을 갖게 돼서 기쁘다”며 웃어 보였다.
권승록 기자 ro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