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배구가 순위 기준을 승률제에서 승점제로 바꾸면서 어색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8일 현재 3승3패(승률 0.500)의 서울 드림식스가 3위, 3승1패(승률 0.750)의 켑코는 4위다. 승률제로 보면 켑코가 3위지만, 승점제로 하니 드림식스가 10점으로 켑코의 9점을 앞서기 때문이다.
승점제에서는 세트점수 3-0, 3-1 승리 때 승점 3점을 이긴 팀에 부여한다. 하지만 세트점수가 3-2, 풀세트로 나오면 이긴 팀에는 2점을, 패배팀에는 1점을 준다. 세트점수 3-1 승리를 3번 거둔 드림식스는 승점 9점에다, 2-3 패배가 한 번 있어 승점 1점을 보태 10점이 됐다. 반면 켑코는 승점 3점짜리 승리(3-0, 3-1)가 두 번에다, 승점 2점짜리 승리 한 번, 그리고 2-3 패배가 한 번 있어 9점에 머물고 있다.
이런 승점제 순위 방식에서는 기현상도 발생한다. 10전 전승을 하더라도, 모든 경기를 세트점수 3-2로 이기면 승점을 20점밖에 얻지 못한다. 그러나 7승3패를 하더라도 7승 전적 모두가 세트점수 3-0 또는 3-1로 끝나면 승점이 21점이 된다. 3패 중에서 세트점수 2-3 패가 있으면 승점을 추가할 수 있다. 결국 10승팀은 한 번도 지지 않고도 7승3패팀에 1위 자리를 내줘야 한다.
황승언 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장은 “국제배구연맹(FIVB)이 지난 7월부터 개정해 채택한 이 승점제를 도입한 것은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유도해 팬을 위한 플레이를 펼치려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대의견도 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세트점수 3-2로 이긴 팀에도 승점 3을 줘야 한다. 승수를 많이 쌓고도 플레이오프 등에서 탈락하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8일 성남에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인삼공사가 도로공사에 2세트를 내준 뒤 내리 3세트를 따내는 총력전으로 이겼지만 승점은 2점밖에 챙기지 못했다. 3승1패를 거둔 인삼공사가 2승2패의 기업은행(7점)과 승점이 같아지는 일이 나왔다. 남자부에서는 삼성화재가 상무를 3-0으로 꺾고 5연승을 달렸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