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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혁 “안되는 것을 도전하는게 슬펐다”

등록 :2010-02-20 13:27수정 :2010-02-2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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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5회 도전 마감하고 눈물의 기자회견
말하는 선수도 지켜보는 팬들도 마음이 찡했다.

20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시내 하얏트호텔에 위치한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의미가 남달랐다.

20년에 걸쳐 5차례나 올림픽에 도전했던 이규혁(32.서울시청).

13살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로 발탁된 뒤 10여 년 이상을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로 군림하며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서 숱한 1위를 차지했던 이규혁이지만 끝내 올림픽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규혁은 사실상 마지막인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남자 500m에서 15위로 부진했고 1,000m에서도 9위에 머물고 말았다.

한참 어린 후배 모태범(21)과 이상화(21.이상 한국체대)는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해 국민적인 영웅으로 떠올랐지만 `그들의 우상'이었던 이규혁은 그토록 원했던 올림픽 메달도 없이 눈물 속에 기자회견을 가져야 했다.

코리아하우스를 방문한 교민과 밴쿠버 시민 5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규혁은 "누구와 있어도 눈물이 난다. 안되는 것을 도전한다는 게 너무 슬펐다"라며 목이 메고 말았다.

다음은 이규혁과 일문일답.

--올림픽을 끝낸 소감은?

▲이번 올림픽에 최선을 다했고 후회는 없다. 많은 분이 격려해 주셨는데 보답하지 못해 죄송스럽다. 사실 이 자리에 나오는 것도 쉽지 않았다. 조만간 마음을 추스르겠다.

--앞으로 운동 계획은?

▲올림픽 이후에 계획 잡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마음이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냥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그 이후에 차차 생각하겠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어떻게 지냈는가?

▲오늘 여기 올 때는 밝게 하고 싶었다. 난 실패했지만 후배들이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스피드스케이팅 전체로는 좋은 일이다.

우울하게 하면 안 될 것 같아 (기자회견을) 피하고 싶었다. 솔직히 많이 우울하다. 이렇게 얘기하기도 힘들다. 누구와 있어도 눈물이 나고... 같이 있는 분들도 울어준다. 혼자 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

--유독 올림픽과 인연을 맺지 못했는데.

▲이번 올림픽은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했다.

밤에 잠이 없고 아침에 잠이 많은데 올림픽을 위해 4년 전부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도록 연습했다. 시간 패턴을 위해 4년을 소비했고 성공적으로 적응했는데...

시합 전날 잠을 제대로 못 잤다.

500m를 하기 전에 선수로서 느낌이 있다. 내가 우승하지 못한다는 것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 안되는 것을 도전한다는 게 너무 슬펐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노 메달로 스피드 스케이팅 올림픽 메달에 실패한 이규혁이 20일 오전(한국시간) 밴쿠버 하얏트 호텔 코리아 하우스에서 기자회견 중 울음을 참고 있다. 이규혁은 앞으로의 진로를 묻는 질문에 마음을 먼저 추스린 후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오른쪽은 김관규 감독.  (밴쿠버=연합뉴스)
밴쿠버 동계올림픽 노 메달로 스피드 스케이팅 올림픽 메달에 실패한 이규혁이 20일 오전(한국시간) 밴쿠버 하얏트 호텔 코리아 하우스에서 기자회견 중 울음을 참고 있다. 이규혁은 앞으로의 진로를 묻는 질문에 마음을 먼저 추스린 후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오른쪽은 김관규 감독. (밴쿠버=연합뉴스)

--500m 경기 당시 정빙기 고장으로 시간이 많이 지체됐는데.

▲500m는 아주 짧고 섬세한 상황이다. 내가 경험한 것 중에 경기가 제일 많이 딜레이됐다. 올림픽이기 때문에 부담이 컸다.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후배들이 좋은 성적을 낸 뒤 나한테 고마워했다고 하더라. 내가 가르쳤다기보다 배운 것도 많았다. 이제는 후배들에게 충고하는 것도 나한테는 욕심인 것 같다. 실력도 뛰어나지만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메달을 갖고 있다.

--국민에게 말한다면.

▲이번 올림픽은 어느 때보다 많은 분이 응원해 힘이 되고 위안도 됐다. 처음 대표팀에 들어와 올림픽을 꿈꾸며 운동을 시작했고 그렇게 바랐고 원했던 메달인데...

국민 여러분이 사랑해 주셔서 후배들이 좋은 성적을 냈다. 앞으로도 후배들이 열심히 할 것이니 지켜봐 달라.

30여 분 동안 중간 중간 눈물을 훔치며 기자회견을 마친 이규혁이 일어서자 지켜보던 교민들은 뜨거운 박수로 그를 위로했다.

천병혁 기자 shoeless@yna.co.kr (밴쿠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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