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새바람’ 축구 약속은 빈말이 아니었다.

“한번 지켜보라”며 뽑은 새내기 윤빛가람(경남FC)은 데뷔전 첫 골을 넣었고, “키가 전부가 아니다. 많이 뛸 수 있는 심장이 좋아야 한다”며 발탁한 1m72의 단신 최효진(FC서울)은 날았다. 빨라진 축구에 축구팬들의 심박수도 덩달아 높아졌다.

조광래 감독의 축구대표팀이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월드컵 대표팀 16강 기념’ 나이지리아와의 친선경기에서 윤빛가람과 최효진의 골로 2-1로 이겼다. 첫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조 감독은 데뷔전 승리로 산뜻한 출발을 했다.

광고

조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빠른 공수전환, 미드필드 패스 플레이, 전원 공격과 수비의 ‘토털 사커’, 영리한 플레이를 강조했다. 상대가 아프리카 강호여서 조 감독의 ‘이상적인’ 대표팀 모델이 말처럼 쉬울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새 대표팀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축포는 프로 새내기이며 대표팀에 처음 뽑힌 애제자 윤빛가람이 터뜨렸다. 올 시즌 프로에서 5골 4도움주기를 기록하며 신인왕 후보로 떠오른 윤빛가람은 ‘지역구’였다. 그러나 이날 전반 16분 감각적인 트래핑과 결정력으로 데뷔 경기 첫 골을 터뜨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최효진이 드로잉한 공이 두번 튕기는 순간 터치해 방향을 튼 뒤 날린 총알슛이 강력했다. 윤빛가람은 이날 3-4-2-1 전형의 중앙 미드필더로 나와 대담성과 여유, 빠른 판단능력과 슈팅력을 선보여 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17살 이하 대표팀 시절 “K리그는 재미없다”는 식의 순박한 인터뷰가 문제가 돼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지만, 이날 맹활약으로 조 감독의 ‘황태자’로 입지를 다졌다. 윤빛가람은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광고
광고


대표팀은 전반 26분 나이지리아 주장 피터 오뎀윙기에(로코모티브 모스크바)에 헤딩골을 허용해 주춤했다. 그러자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혼자서 40여m를 드리블로 돌파하며 분위기를 바꾸었고,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최효진은 추가골로 쐐기를 박았다. 허정무 감독 시절에도 대표로 뛰었던 최효진은 이날 A매치가 7회째. 그는 다부진 몸놀림으로 찰거머리처럼 달라붙고, 공격 때는 깊숙이 파고들어 활동량이 많아야 하는 조광래식 윙백의 모범을 선보였다. 최효진은 전반 44분 박지성의 침투패스를 오른발로 받아챈 뒤 왼발로 골망 구석을 흔들어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A매치 첫 골.

광고

대표팀은 미드필더 기성용(셀틱)의 프리킥 기회 때 곽태휘(교토상가), 이정수(알 사드)가 헤딩골을 노리는 전통의 득점 방식에 더해, 낮게 깔린 패스를 통해 박주영(AS모나코)과 조영철(알비렉스 니가타)이 골문을 노리는 다양한 모습을 연출했다. 맏형 이영표(알 힐랄)는 풀타임을 뛰며 힘을 보탰다.

조광래 감독은 후반 들어 미드필더에 백지훈(수원), 김보경(오이타), 수비수로 홍정호(제주) 등 새 얼굴을 계속 투입하며 포지션별로 선수들을 점검했다. 세대교체를 강조한 만큼, 그라운드를 밟은 선수들의 패기 넘치는 경기에 4만여 관중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조광래 감독은 경기 뒤 “데뷔전에서 승리해 기분이 좋다. 멀리서 온 해외파 선수들을 비롯해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감사한다”며 “전술이해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 앞으로 더 강한 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원한 수문장’ 이운재(수원)는 이날 전반 대표팀 경기 132회 출장(114실점)을 마지막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광고

수원/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