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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여성

여성은 살빼고 화장해야만 하나요? 웹드라마 속 성차별 보니

등록 :2019-07-26 14:47수정 :2019-07-26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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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YWCA·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조회수 상위 30개 웹드라마 분석
‘덤벙거리고 실수하는’ 여성과 ‘문제해결자’인 남성으로 묘사
성희롱·성폭력을 사랑으로 왜곡하기도
일상 속 성차별, 미투운동 다룬 성평등 드라마도 등장
“다양한 여성상 등장해야…성평등 캐릭터 기대”
성차별적인 사례로 꼽힌 드라마 ‘에이틴1’(위)과 반대로 성평등한 사례로 꼽힌 드라마 ‘통통한 연애’(아래). 각 드라마 갈무리
성차별적인 사례로 꼽힌 드라마 ‘에이틴1’(위)과 반대로 성평등한 사례로 꼽힌 드라마 ‘통통한 연애’(아래). 각 드라마 갈무리

남성이 지속해서 호감을 표시했지만 여성은 거절한다. 거절당한 상태에서 여성의 전 남자친구가 찾아오자 남성은 홧김에 여성을 벽에 밀치고 기습 키스를 한다. 이후에도 여성은 남성의 마음을 거절하지만, 남성은 여성을 계속 설득하려 든다. 소심하고 주목받지 못하는 학생이던 김조연은 안경을 벗고, 살을 빼고, 화장하고, 몸에 꼭 끼는 옷을 입고 나서야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주인공으로 거듭난다.

각각 웹드라마 ‘사당보다 먼 의정부보다 가까운 3’과 ‘에이틴 1’의 내용이다. 서울 와이더블유씨에이(YWCA)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26일 두 사례를 웹드라마 속 성차별적인 사례로 꼽았다. 남성이 여성을 벽에 밀친 뒤 강제로 키스하는 일명 ‘벽치기 키스’는 데이트 폭력의 사례로 이미 2016년 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에이틴 1’에 대해선 “못생기고 소심한 여성이 자신감을 얻기 위해선 예뻐져야 한다는 강박을 조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두 기관이 지난달 1일부터 8일까지 유튜브와 네이버 티브이(TV)를 중심으로 웹드라마 상위 30편(2018년 이후 출시, 1화 조회수 기준)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성 평등한 내용은 14건, 성차별적인 내용은 42건으로 나타났다. 성차별적 사례의 경우 성 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내용이 35.7%로 가장 많았고, 외모지상주의 조장과 성희롱·성폭력 정당화가 각각 33.3%, 19%로 뒤를 이었다.

성차별적인 사례들은 기존 티브이드라마의 ‘클리셰’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주인공은 수동적이거나 (‘트리플 썸’)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데 서툴고 (‘단지 너무 지루해서’) 덤벙거리고 칠칠치 못한 (‘뷰티학개론’) 모습으로 묘사됐다. 반면 남성 주인공은 위험에 빠지거나 갈등상황에 놓인 여성을 구하는 문제해결자(‘연애플레이리스트 시즌3’)로 등장했다. 분석 보고서는 “심각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드라마 안에서) 여성은 일상 생활에서 자주 다치고 남성의 도움을 필요로한다. 또 상대가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스킨십이 긍정적으로 그려질 때 불쾌하고 무례한 행위가 사랑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왜곡된 환상이 시청자들에게 심어질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성 평등한 관점을 반영한 드라마도 눈에 띄었다. ‘좀 예민해도 괜찮아 시즌 1·2’는 대학생과 직장인이 겪는 일상 속 성희롱, 성폭력, 미투 운동 등을 적극적으로 다뤘다. ‘통통한 연애’에선 ‘통통한 여학생’이 겪는 일상적인 폭력을 극복해나가는 주체적인 주인공이 등장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최근 청소년 사이에서 외모 강박감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자신을 존중하고자 노력하는 학생들을 제시한 성 평등 적인 사례로 보인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인기 텔레비전 드라마 ‘엑스파일’의 여성 주인공인 스컬리의 이름을 딴 ‘스컬리 효과’는 대중문화 속 여성재현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며 “다양한 여성상을 보여주는 시도는 여전히 수적으로 많이 부족하다”고 짚었다. ‘스컬리 효과’는 물리학을 공부하고 법의학을 전공한 박사이자 에프비아이(FBI) 요원인 그의 캐릭터가 여성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한 연구에서 나온 말로, ‘엑스파일’을 여덟 시리즈 이상 본 열성 시청자들은 그보다 적게 본 응답자에 견줘 더 높은 비율로 이공계 직업을 갖고 있었고 “내 딸이나 손녀가 이공계 직업을 갖도록 격려하겠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다양한 여성 인물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로맨스가 등장할 때 10대 여성들은 더 넓은 선택지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10대에게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고 티브이(TV)보다 다양한 콘텐츠 시도가 가능한 웹드라마이기에 앞으로 성 평등한 캐릭터의 등장이 더욱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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