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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정경심 딸 표창장 위조, 사모펀드 차명거래로 재산은폐 판단

등록 :2020-12-23 22:20수정 :2020-12-2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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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11개 혐의에 “유죄”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명 뒤 검찰의 수사 계기가 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입시·사모펀드 비리 혐의가 대부분 유죄로 인정되면서 15개월간 진행된 1심 재판이 마무리됐다. 법원은 자녀 입시비리 혐의에 전부 유죄, 사모펀드 관련 범행과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서도 일부 유죄 판단을 하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정 교수 쪽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위법·강압 수사의 결과’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 표창장 위조, 논문 1저자…입시비리 전부 “유죄”

재판부는 조 전 장관 부부의 딸이 서울대·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제출한 7가지 인턴십과 체험활동 증빙은 모두 정 교수가 꾸며낸 ‘허위 서류’라고 판단했다.

법정에서는 물론 장외 공방도 뜨거웠던 동양대 표창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정 교수가 위조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정 교수 쪽은 애초부터 정 교수 피시에서 나온 표창장 관련 증거가 위법수집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해당 피시에서 딸 표창장에 들어간 동양대 직인 파일 등이 복원된 점 등을 들어 “(이 사건) 핵심은 동양대 표창장 하단의 총장 직인 부분이 (정 교수의) 아들의 동양대 상장 파일에서 유래된 것인지 여부”라며 정 교수가 아들의 상장에서 직인을 오려내 딸의 표창장 파일을 만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검찰은 법정에서 표창장 위조를 시현했고 재판부는 “가정용 프린터로도 표창장을 출력할 수 있음이 증명됐다”고 했다. 재판부는 “동양대 외부인 포상 결재권은 총장 또는 이사장에게 있다”며 최성해 동양대 총장한테서 표창장 발급 권한을 위임받았다는 정 교수 주장도 일축했다.

고등학생이던 딸 조씨가 장아무개 단국대 교수의 논문 1저자로 등재된 것도 “조씨가 논문 작성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았”지만 “조국 전 장관이 장 교수 아들의 인턴 활동 및 논문 작성을 지도해준 것 사이에 대가 관계가 있다”며 한영외고 재학생 부모들 간의 ‘스펙 품앗이’가 존재했다고 인정했다.

조 전 장관이 일부 관여했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활동에서 딸 조씨는 세미나에도 참석하지 않고 확인서를 받았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정 교수 부부는 세미나에 참석한 여학생 사진까지 제시하며 딸이 맞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딸 조씨는 뒤풀이 참석을 위해 휴식시간 이후 세미나장에 왔을 뿐 인턴 활동을 위해 세미나 시작 전에 온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인턴 △부산 아쿠아펠리스호텔 인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 활동 모두 허위라고 결론지었다.

법원은 정 교수가 조씨의 ‘거짓 스펙’ 자료를 서울대·부산대 의전원 입시에 제출해 이들 학교의 정상적인 입학사정을 방해(업무방해)했다고 인정했다. 조씨는 현재 부산대 의전원에 재학 중인데 재판부는 “당시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대학교 총장 이상의 표창장 수상 경력이 없었다”며 “조씨의 최종 점수와 최종 합격을 하지 못한 16등의 점수 차이는 1.16점에 불과해 (동양대) 표창장 수상 경력이 없었다면 합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조씨가 최종 합격하지 못한 서울대에 대해서도 “서류평가 당시부터 증빙서류의 경력이 허위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조씨는 서류평가에서 결격 처리됐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 교수가 딸과 제자를 학교 교재개발사업 연구 보조원으로 허위 등재해 12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받은 혐의(사기, 보조금관리법 위반)도 유죄로 인정했다.

■ “대여 아닌 투자”…횡령은 “무죄”

정 교수가 사모펀드 운용사(코링크피이)에 투자한 뒤 컨설팅료 명목으로 1억5700만원을 받은 횡령 혐의는 무죄였다. 앞서 공범으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가 횡령죄 무죄를 선고받은 게 영향을 미쳤다. 당시 조씨 재판부는 정 교수가 코링크피이 실소유주인 조씨에게 5억원씩 두차례 건넨 10억원은 투자가 아닌 ‘대여’로 봤지만, 정 교수 재판부는 ‘투자금’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단지 남편의 5촌 조카라는 이유로 아무 담보를 제공받지 않고 5억원의 거액을 대여했다는 것은 일반적 거래관행에 맞지 않고, 투자금임을 전제로 운용현황에 관한 대화를 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투자금에 대한) 10% 수익금을 주기로 약정한 게 코링크피이에 현저히 불리하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매월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컨설팅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지급한 건 조씨의 횡령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공범인 조씨의 횡령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정 교수도 무죄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다만 일부 금액에 대해서는 조씨의 업무상 횡령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정 교수가 조씨의 횡령을 인식했다거나 경영컨설팅 수수료에 대한 불법영득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 교수의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에 발탁되고 연이어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시점에 정 교수가 친동생과 지인 2명의 차명계좌로 주식거래를 한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금융실명거래법 위반)는 대부분 유죄였다. 정 교수는 “모든 차명거래가 불법은 아니다”라며 “투자 연습 삼아 거래한 것”이란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재산등록을 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자 차명계좌를 사용했다. 고위공직자에 대해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재산증식의 투명성, 공익과 사익의 이해충돌 없는 공직수행에 대한 요청을 피하려 한 것으로, 처신의 부적절성뿐 아니라 죄책도 무겁다”고 판단했다. 또 5촌 조카 조씨에게서 미공개 정보를 제공받아 주식거래에 활용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도 “시장경제질서를 흔드는 중대 범행”이라며 대부분 유죄를 선고했다.

■ 증거인멸 일부 무죄…공소권 남용 주장은 ‘기각’

조 전 장관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에 뒤이어 닥쳐온 검찰 수사를 대비해 정 교수가 증거를 없애려 한 행위에는 증거인멸·은닉·위조 교사 혐의가 적용됐지만 재판부는 정 교수가 코링크 직원들에게 동생 관련 기록 인멸을 지시한 혐의만 유죄로 봤다. 조 전 장관 가족의 자산관리인이었던 김경록씨에게 정 교수 집 하드디스크 3개와 동양대 교수실 컴퓨터 은닉을 지시한 혐의는 “정 교수는 김씨와 함께 증거를 은닉했으므로 교사범이 아닌 공동정범”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자신의 형사사건 증거를 본인이 숨겼으므로 죄를 물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조 전 장관 부부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증거 수집이 위법했다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재판부는 “검찰의 수사는 적법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표창장과 각종 경력 위조 증거가 나온 동양대 강사휴게실 피시는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 없이 임의제출 받으면서 사실상 강압이 있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이 강사휴게실 피시의 정보 추출을 완료한 뒤 5개월이 지나서야 당시 임의제출에 동의한 휴게실 관리 조교에게 전자정보 상세목록을 교부한 것은 형사소송법 절차를 따르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절차 하자만을 이유로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은 적법절차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통한 형사 사법 정의 실현에 반한다”며 강사휴게실 피시에서 나온 정보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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