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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단독] ‘나눔의집’, 생활관 증축·토지 매입에 후원금 11억 유용

등록 :2020-05-20 20:50수정 :2020-05-2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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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식 요양원’ 짙어지는 의혹]
2010년 이후 토지매입에 8억여원
할머니에 써달라는 비지정 후원금 등
주차장 2필지·임야 매입에 끌어다 써
조계종 이사 “기림사업 위해 토지매입”

작년 생활관 증축때도 2억5천만원 동의없이 지출
증축 계획서엔 ‘일반 할머니 증원’ 명시
직원들 “운영진, 할머니 끌어오라 지시”
경기 광주시 퇴촌면 원당리 나눔의집 전경. 가운데 보이는 건물이 2층으로 증축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관이다. 광주/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경기 광주시 퇴촌면 원당리 나눔의집 전경. 가운데 보이는 건물이 2층으로 증축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관이다. 광주/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이 토지 매입, 생활관 증축 등을 하면서 후원자들의 동의 없이 후원금을 유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증축한 생활관에는 ‘위안부’ 피해자가 아닌 할머니를 입소시키려는 계획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써달라고 보낸 후원금 64억여원(지난해 12월 기준)이 정작 할머니들에게는 쓰이지 않고 있으며, 운영기관인 나눔의집이 이 돈으로 ‘호텔식 요양원’을 지어 수익사업을 하려 한다는 의혹이 더 짙어지는 모양새다.

20일 <한겨레>가 입수한 내부 자료를 종합하면, 나눔의집 법인은 할머니들의 생활관과 역사관, 사무실, 추모공원 말고도 주차장 2필지(약 540평)와 임야 1필지(약 2천평)를 보유하고 있다. 지목이 ‘밭’(전)인 주차장 두곳은 각각 2010년 12월 2억8600만원, 2015년 11월 3억9600만원에 구입했다. 2016년 8월 사들인 임야는 2억원이다. 안신권 나눔의집 소장은 “주차장은 (앞으로 지을) 국제평화인권센터 부지고, 임야는 추모공원을 확장하려고 구입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이 땅을 사들인 자금의 출처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우선 주차장 터의 매입대금은 모두 할머니들에게 온 ‘비지정후원금’으로 치렀다. 후원금은 사용할 곳을 후원자가 지정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지정후원금’과 ‘비지정후원금’으로 나뉜다. 후원자가 용처를 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모금한 사람이 아무렇게나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비지정후원금은 토지나 건물 등 자산을 취득하는 데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나눔의집은 이 땅의 매입대금은 물론, ‘밭’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면 내야 하는 농지보전부담금과 취득·등록세, 자갈 깔기 공사 등 정비대금까지 4600여만원도 후원금에서 지출했다. 임야 매입대금은 아예 ‘국제평화인권센터’ 건립에 쓰라고 한 지정후원금에서 가져왔다.

후원금 유용은 지난해 생활관 증축 공사 때도 있었다. 나눔의집은 방송인 유재석씨의 국제평화인권센터 지정후원금 2억1천만원, 가수 김동완씨의 비지정후원금 4천만원을 본인 동의 없이 증축 공사에 사용했다. 이런 종류의 후원금을 시설 증개축에 쓰려면 관할 주무관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심지어 나눔의집은 두 사람이 이에 동의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경기도 광주시에 제출하기도 했다. 안신권 소장은 “해당 부분에 본인 동의를 받지 못해 다른 비지정후원금으로 충당했다”고 인정했다. 경기도는 이날 나눔의집 특별점검 중간결과를 발표하면서 토지 취득과 증축 공사에 후원금을 부당하게 지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나눔의집 법인 이사회는 생활관 증축 사업계획서에 공사가 필요한 이유로 “외부 피해자 어르신 및 일반 요보호 대상자 노인 입소에 따른 증원”이라고 명시했다. 공사 공개입찰이 시작된 직후인 지난해 1월부터 안 소장 등 운영진이 직원들한테 “시설에 입소할 수 있는 일반 할머니를 데려오라”고 지시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같은 해 2월 이사회에서 호텔식 요양원 설립이 거론되고, “후원금을 묶어놓지 말고 건물을 증축한다든지 하면 좋겠다”는 논의가 있었던 점까지 고려하면, 후원금을 이용한 생활관 증축 공사는 할머니들과 무관하다는 게 직원들의 주장이다.

김대월 학예실장은 “할머니들의 삶이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해 (수익사업을 위한) 작업을 시작하는 것 아닐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나눔의집은 사회복지법인으로 인가를 받은 1996년 이후 정관을 수차례 개정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한 시설을 운영한다는 내용이 사라졌다. 법인 등기부등본에도 ‘무의탁 독거노인을 위한 무료양로시설’을 설치, 운영한다고만 명시돼 있다.

운영진과 이사진은 할머니들을 위한 사업이었다고 반박했다. 나눔의집 이사인 화평 스님은 “토지 구매를 한 건 국제평화인권센터를 설립해 할머니들 기림사업을 위한 것인데 인력이 부족해 운영을 제대로 못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안 소장은 “생활관에서 비가 새는 등 시설이 노후해 공사를 한 것이다. 뒷산은 추모공원을 만들기 위해 구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다해 이유진 조혜정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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