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에선 동성애를 법으로 금지한다. 2014년엔 동성 간 육체 관계가 상습적이면 사형 등 중형에 처할 수 있다는 내용의 ‘반동성애법’까지 생겼다. 우간다 헌법재판소가 곧 이 법이 무효라고 결정했지만, 비슷한 법안이 의회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 유엔 난민기구도 우간다에선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퇴거명령을 받거나, 보건소에서 의료지원을 거부당하는 경우가 잦다고 파악하고 있다.
우간다 여성 ㄱ(28)은 2014년 2월 이런 모국에서 도망쳤다. 양성애자라는 이유로 경찰서에서 일주일간 구금돼 협박과 성폭행을 당했다는 게 ㄱ의 설명이다. 그는 경찰에 재차 소환되자, 두 달여 도피 생활을 하다 한국으로 향했다. ㄱ은 마을사람들로부터 위협당했고, 자신이 양성애자라는 걸 경찰에 알린 것도 양어머니라고 믿는다. 우간다로 돌아가면 안전하지 못하다는 게 ㄱ의 판단이다. 하지만 법무부는 ㄱ의 주장이 “박해를 받게 될 것이라는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그의 난민 인정 신청을 기각했다.
1심 법원 판단도 법무부와 같았다. 지난해 12월 서울행정법원은 동성애 행위나 경찰 조사에 대한 ㄱ의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그가 우간다 내 다른 지역으로 옮겨 살면 박해를 피할 수 있다고 봤다. 난민 인정의 두 가지 큰 관문, 곧 ‘진술의 신빙성’과 ‘박해를 받게 될 것이라는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취지였다.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윤성원)는 1심을 뒤집고 “ㄱ에 대한 서울출입국관리소의 난민 불인정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먼저 ㄱ의 말을 믿을 수 있다고 봤다. 법원은 “우간다의 양성애자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처우를 고려하면 ㄱ의 주장은 충분히 개연성 있어 보인다”고 했다. 또 “난민신청인으로서의 처지와 ㄱ이 조사관의 질문에 대답해야 하는 수동적 지위 등을 고려하면 진술의 세부적인 사항이 다른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도 짚었다. ㄱ이 무 자르듯 정확한 진술을 내놓지 못했다고 해서 말에 신빙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는 얘기다.
법원은 또 ㄱ에게 ‘박해를 받을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가 있다고 봤다. 법원은 “우간다에선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만연하고, 정부가 가해자들에 대한 기소나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 조치를 적절히 수행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ㄱ이 성 정체성을 유지한 채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 안정되게 생활할 가능성을 상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난민 신청으로 우간다 정부가 ㄱ이 양성애자인 것을 인지해 다른 죄명으로 형사상 소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우간다 사람의 96%가 동성애를 배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한 미국 조사기관의 연구보고서와 <로이터>, <가디언> 등 다수 언론 보도 등을 인용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끌어냈다. “박해를 받을 우려로 인해 자신의 성 정체성을 외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 그 자체를 박해로 볼 수 있다.”
법원에서 성 정체성을 이유로 박해 가능성 있는 난민임을 인정받는 일은 드물다. 대법원 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지난 12일 이집트인 ㄴ에 대해 “단순히 동성애라는 성적 지향을 가졌다고 해서 박해를 받을 충분한 근거가 있는 공포를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