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것(매니큐어) 한번 발라볼게요. 슬그시 바르세요. 첨에는 반씩만 발라요. 뚜껍께 발라면 안말라야. 근데 내 손톱이 워낙 안이뻐가꼬… 호박이 뭐 수박 되겄어? 그래도 이쁜 호박은 되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투박한 손톱에 매니큐어 바르는 법을 설명하는 영상의 주인공은 일흔을 넘긴 박막례(71) 할머니다. 친구 옥희의 칠순잔치에 가기 위해 ‘네일아트’에 도전하는 내용을 담았다. 빨간 매니큐어 바탕에 하얀 점을 찍어 일명 ‘무당벌레’ 모양을 완성하는 게 목표다. 매니큐어가 손톱 밖을 삐져나와 수정해야 하자 거침없는 추임새가 곁들여진다. “어머 오메, 염병허네. 염병하게 생겼네. 다시 한 번 해볼게요.” 박 할머니는 <71세 크리에이터, 인생은 아름다워> 유튜브 방송을 운영하는 ‘유튜버’다. 특별할 것 없는 할머니의 일상을 방송에 담고 있다.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초콜릿을 직접 만들어 보거나 손녀딸과 함께 크림 파스타를 먹는다. 젊은이들에겐 흔한 일이지만, 파스타·요가·네일아트 등이 ‘생애 처음’인 박 할머니에게는 모두 ‘도전 과제’다. 할머니가 겪는 좌충우돌이 구수한 입담, 걸쭉한 사투리와 엮이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박 할머니는 식당을 운영하면서 2남 1녀를 키웠다. 그렇게 50년 넘게 일하다 지난해 말 의사로부터 ‘치매를 주의하라’는 소견을 들었다. 어릴 때부터 키워온 손녀딸 김유라(27)씨가 할머니에게 “치매를 예방하자”며 영상 촬영을 제안했다. 박 할머니는 1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우리 언니들이 셋인데 세 분 다 치매가 걸렸어요. 손녀 딸이 걱정이 되?慧彭『? ‘재미 삼아 해보자’고 말하더라고”라고 촬영 시작 계기를 설명했다. 그렇게 촬영해 김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사진이 누리꾼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방송으로 발전했다. 손녀딸은 그 뒤로 영상 촬영·편집 등 PD 역할을 맡으며 할머니를 돕고 있다.

20·30대의 젊은 유튜버가 대부분인 인터넷 방송계에서 ‘할머니 유튜버’의 존재는 독보적이다. 지난 1월 방송을 시작한 지 두 달만에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15만명을 넘겼다. ‘치과 들렀다 시장 갈 때 메이크업하는 방법’ 영상은 업로드 일주일 만에 조회수 100만을 기록했다. “(영상 보니)우리 할머니 생각나서 괜히 한번 전화드렸네요” 등 ‘우리 할머니’를 떠올린 10·20대의 응원 댓글이 1000여개 달렸다. “젊은 친구들이 좋아할 줄 생각도 못 했지. 내 새끼들이야 내라서 좋아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사람들이 나처럼 나이 먹은 할머니 좋아한다는 게 얼마나 고맙고 예뻐요.”
식당 일로 바쁜 할머니에게 유튜브 댓글은 큰 힘이 된다. “내가 식당일만 하면서 나이만 먹었지만… 그전에는 그냥 어디가 아프면 나이먹응게 그런 가보다 생각했는데, ‘백세 시대’라고 생각허먼 내 몸 내가 생각해서 몸 관리 해봐야지, 그렇게 생각이 들어요, 요즘엔.” 박 할머니가 호탕하게 웃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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