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요. 내 새끼 눈도 못 감겨주고…”
천정부지에 딸을 잃은 어머니는 황망하게 눈물만 흘렸다. 법원이 ‘강남역 살인사건’ 범인에게 검찰이 구형한 무기징역이 아닌 징역 30년을 내리자 어머니는 끝내 오열했다. 재판부가 선고를 마친 뒤에도 그는 10여분 간 자리를 뜨지 못했다. 차마 두 발로 일어설 수도 없어 법원이 제공한 휠체어에 몸을 맡겨야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유남근)는 14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김아무개(34)씨에게 징역30년을 선고하고, 치료감호와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그의 범행이 심신미약 상태에서 행해졌고, 여성혐오보다는 남성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검찰이 구형한 무기징역보다 형을 낮췄다.
재판부는 김씨가 조현병을 앓았고,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을 고려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이 계획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조현병 환자라도 일정 수준의 계획적 행동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씨가 범행 이후 범행도구인 식칼을 숨기지도 않고, 다음날 옷에 묻은 피도 지우지 않은 채 흉기를 가지고 출근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김씨가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봤다.
이어 재판부는 김씨의 범행을 ‘여성혐오’보다는 ‘남성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김씨가 엄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항상 주눅 들어 있었다는 정신감정의의 증언을 받아들이고, “피고인은 여성을 혐오하였다기보다, 남성을 무서워하는 성격과 피해의식으로 상대적 약자인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한 것”이라고 봤다.
이같은 법원 판결에 피해자 어머니는 오열을 멈추지 못했다. 그는 선고 뒤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지난 12일 창원지법 마산지원이 ‘무학산 여성 등산객 살인’의 범인 정아무개(47)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을 언급하며 “딸의 명예를 생각해서라도 (법원이) 이렇게 봐줄 순 없다. 아직도 잠을 이루지 못한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김씨는 지난 5월17일 새벽 1시께 서울 서초구의 한 노래방 건물 공중화장실에서 ㄱ씨(22)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김씨는 화장실에서 30여분간 기다렸다가 처음 들어온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삼아 여성혐오 범죄라는 논란이 일었다. 또 2009년 조현병 진단을 받은 뒤 6차례 이상 입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소은 기자
“내 새끼 눈도 못 감겨줬는데…” ‘강남역 살인사건’ 피해자 어머니의 오열
- 수정 2016-10-1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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