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관 도청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27일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임동원(71), 신건(64)씨가 당시 국정원 국내담당 차장을 지낸 김은성(60·구속)씨와 불법감청을 공모한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르면 27일과 28일 이들을 각각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김 전 차장을 이날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임동원, 신건씨가 김 전 차장으로부터 불법감청으로 수집된 정보를 보고받으면서 국정원의 불법감청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임 전 원장의 공소시효 만기일이 점점 다가오기 때문에 시효를 정지시키기 위해 김 전 차장의 공소장에 공범으로 적시했다”고 말했다.
검찰 조사 결과 김 전 차장은 국정원 과학보안국(8국) 소속 ‘R2수집팀’이 유선중계통신망 감청장비(R2)를 이용해 2001년 여름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미국 방문과, 같은해 9월 임동원 통일원 장관 해임안과 관련한 자민련 의원들의 휴대전화 통화 내용 등을 불법으로 감청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차장은 또 2001년 4월 민국당 김윤환 대표와 민주당 의원 사이의 ‘민주당-자민련-민국당의 정책연합’ 관련 통화와 ‘최규선 게이트’의 장본인 최규선씨와 주변 인물들 사이의 휴대전화 불법감청에도 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김 전 차장이 주요 현안이 생길 때마다 과학보안국에 불법감청을 하도록 독려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김 전 차장이 도청 자료를 당시 여권 실세들에게 유출한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2002년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의 ‘도청 문건’ 폭로와 관련해 국정원 일부 간부들이 도청 내용을 정 의원에게 건넸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임동원·신건씨 도청 공모”
- 수정 2005-10-2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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