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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포토에세이집 ‘기억의 방법’ 제작 펀딩 페이지.
세월호 포토에세이집 ‘기억의 방법’ 제작 펀딩 페이지.

시민들의 후원으로 진행된 ‘크라우드 펀딩’으로 지난달 중순 초판이 출간된 세월호 포토에세이집 <기억의 방법>(도모북스)이 펀딩 마감을 앞두고 누리꾼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일주일 사이에 500만원 이상의 후원금을 모아 화제를 낳고 있다.

지난 11일 이용자 아이디 ‘영화인k’가 커뮤니티 사이트 ‘오늘의 유머(이하 오유)’에 ’세월호 포토 에세이집 제작펀딩을 소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을 올렸다. 글을 보면, “북펀딩 마감(1월18일)까지 일주일 정도 남았는데 이제야 알게 되었네요”라며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백일도 안 남았는데, 너무 많이 잊혀졌네요”라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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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뒤인 14일 ‘영화인k‘는 ‘세월호 포토에세이집 제작펀딩 지원 안 해주셔도 됩니다’라는 제목의 두 번째 글을 올렸다. 글에서 “펀딩을 몰랐던 분들과 아직 세월호를 잊지 못하신 분들에게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알려드리려고 한다”며 “소중한 추천 한 번 부탁 드립니다”라는 내용과 펀딩 사이트 주소를 남겼다. ‘영화인k’가 작성한 글은 같은 날 300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 커뮤니티 사이트 내 ‘베스트오브베스트’ 게시판에 올랐다.

아이디 ‘영화인k’의 주인공 김태진씨는 19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세월호가 많이 잊혀진 것 같아서 글을 올렸는데 예상치 못한 반응에 놀랐다”며 “세월호에 관한 기억을 공유하고 나누고 기억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 커뮤니티의 특성 때문에 참여가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가 올린 글을 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댓글로 속속 참여 의사를 밝혔다. 또 제작 펀딩에 참여한 사실을 사진으로 촬영해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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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21일부터 시작된 ‘세월호 포토에세이집 제작펀딩’은 지난 11일까지 396명이 참여해 1170여만 원의 후원금을 모았다. 이 펀딩의 마감 기한은 1월18일이었다가 누리꾼 호응으로 25일까지 연장됐다. ‘영화인k’가 글을 게시한 이튿날인 12일부터 후원자와 후원금액이 눈에 띄게 늘었다.

펀딩을 진행한 오마이컴퍼니는 “커뮤니티에 세월호 포토에세이집 제작펀딩 관련 글이 올라온 12일 이후부터 18일까지 400여 명이 후원해 500만원 이상의 투자금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민재 프로젝트 매니저는 “그동안 사회적 이슈를 담은 책이 펀딩으로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며 “1000만원 이상 모금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또 “커뮤니티 특성상 홍보성이 짙은 글은 이용자들의 반응이 없는데 <기억의 방법>의 경우는 이용자들이 공감해서 참여까지 이어진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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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일주일 사이에 벌어진 일에 <기억의 방법>을 출간한 도모북스 쪽도 어리둥절해하다, 급기야 손현욱 대표가 15일 ‘오유’ 커뮤니티에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글을 올렸다. 손 대표는 글에서 “하루에 3~8명씩 참여하던 펀딩에 갑자기 100명 넘게 참여해 시스템 오류가 난 줄 알고 당황했다”며 “(도모북스가) 작은 출판사라 인원도 없고 홍보도 제대로 못하지만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책을 만들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지금 세월호를 잊는다면, 앞으로 더 많은 것들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며 “후원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응원해주신 당신의 이름을 꼭 기억하겠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19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몇몇 커뮤니티 이름은 들어봤지만 ‘오유’에 직접 가입해 글을 남긴 것은 처음”이라며 “1쇄 제작으로 절판될 뻔했던 책이었는데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분들이 세월호 아픔에 공감해 십시일반으로 금액을 모았다. 커뮤니티에서 또 다른 방식의 소통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기억의 방법>은 가슴 아픈 책이지만 원고와 사진작가 모두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했다”면서 “얼마 안 되는 금액이겠지만 모든 수익금은 세월호 관련된 일에 쓰고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향후 꼼꼼히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포토에세이집 제작펀딩은 19일 오후까지 802명의 투자자가 참여해 1680여만원의 제작비가 모였다. 펀딩에 참여하면 후원 금액에 따라 <기억의 방법> 도서 1~2권과 세월호 기억 팔찌를 받을 수 있다. 이 책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코미디언 김미화, 변상욱 CBS 기자, 김현호 대한성공회 신부, 이동호 사진작가 등이 집필에 참여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사진 도모북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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