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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경쟁과 학교폭력에 짓눌린 학생들의 자살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대책을 마련해야 할 교육당국은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올 한 해 교육정책을 가늠할 교육부의 국정과제 실천계획 보고에서 경쟁교육에 따른 서열화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았을 뿐 아니라, 눈에 띄는 대책조차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학교폭력 대책 역시 주요 정책의 뒤편으로 밀려난 상태다.

교육부는 28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보고에서 “꿈과 끼를 살린다”는 표어를 내세우며 ‘중학교 자유학기제 도입’, ‘인성교육 중심의 수업 강화’, ‘진로상담 강화’, ‘학교체육 활성화’ 등의 정책을 내놨다.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정책이지만, 자유학기제 이외에는 재탕·삼탕에 불과하다. 고입 경쟁을 뚫고 들어간 자율형사립고에서 전교 1등을 했던 학생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에서 입시경쟁을 해소할 근본적인 묘책을 내놓거나, 적어도 강한 문제의식은 내비쳤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박범이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장은 “꿈과 끼를 억누르는 입시경쟁에 아이들이 지금도 죽음으로 항의하고 있는데, 교육부는 알맹이 없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변죽만 울리고 있다. 지금과 같이 공허한 문구 아래 기존의 정책을 수정하는 정도로는 자살과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입시경쟁 해결을 핵심으로 한 정책을 새로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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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눈길을 끄는 정책인 자유학기제 역시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사립대의 입학담당 연구교수는 “자유학기제는 그저 한 학기 동안 진통제를 놔주는 격밖에 되지 않는다. 고입이든 대입이든 경쟁적인 여건은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 한 학기 쉰다고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비록 초등학교 일제고사를 폐지하기로 했지만, 그밖에 지난 정부에서 만들어 놓은 경쟁교육의 폐해에 대해선 다루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문경민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은 “지난 정부에서 자율화와 다양화를 외치며 학교 서열화를 가속화했는데, 이 점에 대한 고찰이 전혀 없다는 것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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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문제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생활지도 특별지원학교 선정’, ‘전문 상담교사 배치 확대’,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 지속 발굴·확산’, ‘기존 학교폭력 대책 성과 분석’ 등이 전부다. 김종기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이사장은 “장관이 교체되면서 담당자들이 모두 바뀌었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다 보니 아이들도 우습게 보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뒤 “학교별로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설치하고 보안관을 두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렇게 해도 학교폭력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책을 입안하고 실천하는 분들이 현장을 뛰면서 해답을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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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원 김지훈 기자 e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