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청이 소공동 환구단 앞에서 농성중인 재능교육 해고자들의 농성 천막을 기습 철거했다. 중구청은 이어 대한문 옆 쌍용자동차 해고자 농성장도 철거하려다 조합원들의 저항으로 철수했다.
26일 전국학습지노조와 중구청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아침 8시50분께 중구청은 예고 없이 재능교육 농성장을 찾아 농성 천막을 해체하고 비품 일체를 수거했다.
철거 당시 혼자 농성장을 지킨 강종숙 학습지노조 위원장은 “천막 밖에서 ‘실례합니다’ 하는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중구청에서 나왔다며 나를 잡아끌었다. 천막 밖은 이미 연장을 든 50여명이 둘러싸고 있었다. 중구청은 행정대집행 영장 등 모든 행정절차를 무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구청은 대한문 옆 쌍용자동차 노조의 ‘함께살자 농성촌’도 철거에 나섰지만, 소식을 듣고 모여든 시민들의 항의로 철수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농성촌이 공공시설물인 도로를 무단으로 점유해 시민에게 불편을 주고 있어 철거를 더는 미루기 힘들다”고 말했다.
전국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는 이날 오후 5시 환구단 앞에서 집회를 열어 강제철거를 집행한 중구청과 이를 묵인하는 정부를 비판했다. 유득규 재능교육지부 상황실장은 “해고자 농성 천막을 강제철거하는 것은 노동자의 처절한 몸부림을 짓밟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동법상 사업자인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된 학습지 교사들을 노동자로 인정해달라며 2007년 12월 거리로 나선 재능교육 해고자들은 이날로 거리농성 1924일째를 맞았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