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은 5일 대법원장의 지명과 국회 선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현재의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 절차를 바꿔, 독일처럼 국회 내 위원회에서 재판관을 뽑는 방식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재판소장은 이날 서울 신촌동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대한민국 헌법재판의 어제와 내일’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면서, 현행 헌재재판관 임명 방식에 대해 “대법원은 헌재재판관 구성을 법원 인사의 한 방법으로 활용하고 국회는 여야의 취향이나 이념적 성향으로 사람을 고르다 보니 한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독일의 경우 의회 안에 재판관 선출위원회를 두어, 여기에서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재판관이 될 수 있도록 가중 요건을 두고 있다”며 “독일과 같은 방식으로 임명 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행 헌법은 대통령과 대법원장, 국회가 각각 3명씩의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지명하거나 선출한 뒤 대통령이 모두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국회 동의를 거치도록 돼 있는 대법관과 달리, 헌재재판관의 경우는 국회 선출 몫 3명을 제외하고는 국회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서는 민주적 정당성에 흠이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또 대법원장의 헌재재판관 지명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다.
헌법학계의 원로인 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는 2009년 헌법실무연구회 발표회에서 “대법원장이 막강한 사법행정권을 가지는 터에 헌재재판관 3인의 지명권까지 가지는 것은 헌재의 독립을 침해하고, 대법원장의 독재로 이어질 수 있으며, 민주화에도 역행한다”며 “민주적 정당성을 위해 국회에서 전원을 선출하되 독일식으로 국회에서 3분의 2의 합의를 얻은 사람을 선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독일의 경우 헌재재판관 16명 가운데 8명씩을 연방 하원과 연방 참사원에서 선출한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경우 헌재 구성에 의회·행정부와 함께 사법부가 참여하지만, 우리나라처럼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게 아니라 회의체에서 선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재판소장은 2009년 국회 법제실 개헌자문위원회에 보낸 의견에서, 헌재재판관 가운데 3명은 법관 이외의 전문가로 채울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재판소장은 이날 특강에서 헌법재판소를 대법원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그렇게 되면 헌법재판소가 독립적으로 창설된 1988년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어 헌법재판은 다시 형식적인 것으로 무력화·형해화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현호 선임기자 yeopo@hani.co.kr
이강국 “헌재재판관 모두 국회서 뽑아야”
여현호기자
- 수정 2012-11-05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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