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진영/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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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2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에 책임을 지고 다음달 2일 퇴임할 예정인 조현오 경찰청장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청와대가 인사조율을 명목으로 경찰 인사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조 청장은 또 국회의원 10여명이 자신에게 인사청탁 전화를 해 왔으나 전혀 들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주간동아>(5월1일치 최신호) 인터뷰에서 “첫 인사를 한 2010년 말, 인사조율 명목으로 (청와대) 일부 수석비서관이 (경찰 간부 중)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얘기를 했다”며 “내가 ‘이런 식으로 하면 청장 노릇 안 하겠다’며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가 경찰 인사에 광범위하게 개입하려 했으나, 직을 걸고 뿌리쳤다는 것이다.

조 청장은 이어 “(다른 인사개입은 거부했는데) 황운하 총경(현 경찰청 수사기획관)의 승진인사는 예외였다”며 “서울(관내) 경찰서장을 안 거쳤기 때문에 (경무관으로) 승진시키면 안 된다는 (청와대의) 반대논리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권재진 당시 민정수석이 (황운하 총경이) 검찰과 갈등을 빚어왔다는 점에서 강하게 반대한 게 아니냐’는 물음에 조 청장은 “거기에 대해선 말하지 않겠다. 뭐 그쪽에선 그런 정서를 갖고 반대했을 수도 있겠다. (인사회의 참석자 가운데) 검찰 출신이 많다 보니…”라고 언급했다.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강하게 주장해 검찰과 껄끄러운 관계에 있던 황 총경의 승진에 대해 검찰 출신인 권 전 수석이 반대했음을 내비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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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청장은 “첫 인사 때는 여야를 가릴 것 없이 많은 의원이 인사청탁을 해왔다”며 “10여명한테 전화를 받았고, ‘인사청탁 사실을 공개해도 좋으냐’고 물으면 대부분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일부 의원은 억지를 부렸다”고 했다.

조 청장은 2009년 쌍용자동차 파업 진압작전은 경기경찰청장이던 자신이 청와대에 직보해 이뤄진 것이라는 사실도 밝혔다. 조 청장은 “평택 쌍용차 파업사태 때 강희락 당시 청장은 ‘들어가지 마라(병력을 투입하지 마라)’고 했지만, 강 청장을 제치고 청와대에 보고했고, (이명박) 대통령이 고민 끝에 허락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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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청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과 관련해서는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유족이 소를 취하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면서도 “그게 안 된다면, 경찰조직의 명예를 생각해 할 얘기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자신의 발언에 믿을 만한 근거가 있음을 내비쳤다. 조 청장은 서울경찰청장 시절이던 2010년 3월 “(노 전 대통령이) 뛰어내리기 전날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이 됐다”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노 전 대통령 유족들에게서 ‘사자(고인)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바 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