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 21일 청계천·광화문 일대의 침수 피해가 ‘천재지변’이라며 제시한 시간당 강수량 수치가 기상청의 공식 발표 수치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상청이 관측한 21일 종로구의 시간당 강수량 최대치는 71㎜로, 서울시가 종로구청 측정치라며 인용한 90㎜와 무려 20㎜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서울시가 ‘인재’를 ‘천재지변’으로 몰고 가려고 수치를 왜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상청이 종로구에서 측정한 21일의 시간당 강수량을 보면, 최대치는 오후 2~3시 사이에 내린 71㎜다. 서울시내 하수관은 시간당 75㎜까지 대비해 설계됐기 때문에,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양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그동안 서울시는 “시내 하수관과 빗물 펌프장은 시간당 75㎜의 강수량을 기준으로 설계됐는데, 21일은 시간당 90㎜가 넘는 비가 왔다”며 이번 피해가 처리 수준을 넘어선 강수량 때문이라고 강조해왔다.

자체 강수량을 측정했다는 종로구청과 기상청 서울관측소가 위치한 종로구 송월동1가 사이의 거리는 1.8㎞에 불과하다. 기상청의 ‘지역별 상세 관측자료’를 살펴보면, 비가 가장 많이 내렸던 21일 오후 3시의 시간당 강수량은 종로구 송월동이 71㎜, 중구 회현동1가가 51.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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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관계자는 “하늘에서 내린 빗물을 1㎜ 단위로 측정하는 강수량계는 정확한 계측을 위해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며 “구청 등이 자체적으로 계량기를 운영할 경우 관리가 소홀해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도 “서울 한복판이 침수됐는데 시간당 강수량 수치조차 혼선을 빚고 있어, 서울시가 침수 원인을 제대로 규명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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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송경섭 서울시 물관리국장은 “(서울시가) 침수 피해를 설명할 당시에는 기상청 관측자료를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광화문 일대와 가장 가까운 종로구청이 관측한 수치를 인용했던 것”이라며 “시간당 90㎜ 이상이라는 수치는 비가 가장 세차게 내린 오후 2시19분부터 40분간의 강수량을 시간당 강수량으로 환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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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