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정부가 실시한 특별사면(특사)에서는 주요 기업 총수 등 경제인들이 가장 큰 혜택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겨레>가 10일 법원 판결문 등록 시스템을 활용해 이번 정부 주요 사면자의 형 확정 일자로부터 사면일까지 걸린 기간을 분석한 결과, 경제인들은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들에 비해 두 배나 빨리 사면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를 보면,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광복절 사면을 비롯해 지금까지 세 차례 실시된 특사에서 30대 그룹 이상 주요 기업의 대표 및 고위 임원급 경제인들은 유죄 확정 판결을 받고 난 뒤 평균 486.23일 만에 사면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치인(896.08일)이나 고위공직자 및 기관장(1089.62일)의 사면 경과시간의 절반 수준이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인 챙기기’는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시기에 있었던 사면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노 전 대통령 재임 때의 특사에서는 고위공직자(633.69일)·정치인(547.19일)·경제인(606.94일) 등 주요 사면 대상자들의 사면 경과 기간이 비교적 고른 데 반해, 이명박 정부의 특사에서 정치인과 고위공직자의 사면 경과 기간은 오히려 늘어난 반면, 경제인의 사면 경과 기간은 큰 폭으로 단축됐다.
또 이명박 정부 들어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뒤 채 100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사면을 받아 ‘판결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사면받았다는 비판을 받은 경제인도 12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가운데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72일)·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77일) 등 주요 대기업 회장도 들어 있다.
특히 회삿돈 270억원 횡령 혐의로 기소된 이중근 부영건설 회장은 2008년 8월4일 대법원에 냈던 상고를 돌연 취하해 유죄가 확정된 뒤 불과 10일 만에 광복절 특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지난해 연말 형 확정 138일 만에 사면을 받았다. 이는 헌정 사상 두번째 ‘나홀로 사면’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추듯 이명박 정부는 올해 광복절을 맞아 이학수 전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 등이 포함된 대규모 경제인 사면을 다시 한번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어 “정부가 입으로는 친서민 정책을 강조하면서 기업인 사면을 검토하는 것은 신뢰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일이자 사법 정의를 흔드는 일”이라며 “중범죄를 저지른 기업인들이 사면을 받아 투자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논리는 허구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노현웅 송경화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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