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5.24 19:34
수정 : 2010.05.24 19:34
교장등 10여명, 의원들에 수십~수백만원씩
검찰, 기소여부 결정 미뤄…편파수사 비판
교육과학기술부가 23일 민주노동당 가입 혐의로 기소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사 134명을 파면·해임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검찰이 한나라당쪽에 후원금을 낸 교사들에 대해서는 처리 자체를 미적거리고 있다. 검찰은 기부금이 건너간 사실 등은 대부분 확인하고서도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며 기소여부 결정을 미루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유호근)는 24일 현직 교장 등 교사 10여명이 한나라당 이군현·이학송 의원과 이주호 교육부 차관 등에게 10만원~500만원의 후원금을 낸 사실을 확인해 이들의 형사처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민주노동당이 2월 관련 의혹을 제기한 뒤 내사에 착수해 주장의 대부분이 사실이고, 일부 교사들은 후원금으로 연말 소득공제를 받은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공식적으로는 “법규정이 모호해 처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의 정당 가입과 후원을 금지하고 있지만, 국회의원 개인에 대한 후원은 뚜렷한 처벌 규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오세인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는 “법제처와 선관위 등이 기관별로 의견이 다르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선관위와 법제처 쪽 설명은 검찰과 다르다. 선관위 공보과 관계자는 “(선관위가 관할하는) 정치자금법에는 공무원의 정치자금 기탁과 관련한 규정이 없다”며 “선관위에서 해석하고 말고 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법제처 법령해석과 담당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2005년에 ‘공무원은 국회의원 후원회를 비롯한 정치자금법상 후원회에 기부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선, 한나라당 후원 교사에 대한 기소여부는 여당에 악재가 될지도 모르는 사안이어서 6·2 지방선거가 끝난 뒤에나 결론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기소를 해도, 하지 않아도 반대편에서는 말이 나오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전국적으로 그런 사례가 많아, 만약에 기소를 할 경우엔 여파가 크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수사팀 관계자도 “지방선거가 지난 뒤인 6월 초·중순에나 (결정이) 가능하지 않겠냐”고 속내를 내비쳤다.
한편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참학)는 이날 한나라당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모금해 전달한 의혹이 있는 교원들과 이들에게서 정치자금을 받은 한나라당 전·현직 의원들에 대한 수사의뢰서를 서울중앙지검에 냈다. 장은숙 참학 회장은 “만약 한나라당과 관련된 교원과 공무원들의 불법적인 정치활동과 정치자금에 대해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면 이번 전교조 교사 대량 징계 사태는 ‘정권의 시녀들이 벌인 선거용 쇼였다’는 비판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진명선 기자
golok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