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들 일문일답
[하니뉴스 ] “민주주의 후퇴라고 생각한다. 전반적인 학내 기류다” 서울대 교수 124명은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하는 서울대 교수’ 명의로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는 국민적 화합을 위해 민주주의의 큰 틀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제목의 시국 선언문을 발표했다. 서울대 교수들은 3일 오전 11시 서울대 신양인문학술정보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시국 선언에서 “지난 수십 년간 온갖 희생을 치러가며 이루어낸 민주주의가 어려움에 빠진 현 시국을 깊이 염려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은 국민 각계각층과 소통하고 연대하는 정치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수들과의 일문일답. -시국선언을 하기 까지 과정은?=이준호 교수(생명과학부) / 지난 1년여 동안 민주주의의 후퇴 징후가 여러 군데에서 드러나고 있고, 급기야 전임 대통령 서거라는 초유의 사태에 이르게 된 상황에서도 ‘현 정부가 여전히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많은 교수들이 얘기하고 있다. 여러 교수들이 논의한 결과 현재의 위기가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국민 뜻 받들고 국민 화해와 민주주의의 틀을 지켜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성명서 초안을 준비한 후 지난주 금요일부터 오늘까지 교수들의 의견을 들어 여러번의 수정을 거친 결과 성명서 최종안이 만들어졌다. 오늘 아침 현재까지 124명의 서울대 교수님들이 서명에 참가했다. -내용을 보면 소통과 연대, 동반자, 자유 보장 등을 요구하는 등 구체성이 떨어진다. =최갑수 교수(서양사학과) / 당초 표현보다 완화됐다. 구체적으로 적시한 건 용산참사와 검찰 문제다. 정책의 구체적 내용까지 개입할 생각 없고 그럴 게재도 아니라고 본다. 연구와 교육을 하는 입장이지만, 현 정권이 심기 일전해서 국정을 전반적으로 수습해달라는 충정으로 이해해줬으면 한다. 큰 틀에서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최영찬 교수(농경제사회학과) / 내용이 광범위해진 이유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라는 하나의 사건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15개월 동안 진행된 여러 가지 민주주의 후퇴들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대운하에서 보듯 국민이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추진하는 여러 사안을 다 묶었다. 국정 전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기 때문에 내용이 광범위해 보이고 핵심이 없어 보이지만, 실은 우리는 현재 상황을 전반적인 민주주의 후퇴라고 진단한다. -현 정부 반응 없으면 어떻게 할 예정인가? =최갑수 교수 / 국민적 화합을 이뤄내고, 국민과 소통하면 좋지만 이런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하길 바라진 않는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겠지만,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걱정이다. 그렇게 되면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정권에서 어느 정도로 시국선언을 받아들이길 바라나? =최갑수 교수 / 심각하게 생각해주길 바란다. -시국 선언 반대 교수도 있었나? =서울대 교수들은 각자의 의견을 서로 존중하며, 그 나름대로 역할이 있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그 나름대로 이 사회에서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새는 두 날개 있어 난다고 하듯, 여러 의견들이 공존하면서도 소통하고 화합하며 일해왔다. 그런데 최근 너무 한편으로 기울어져 균형을 잡을 수 없는 상태로 빠지는 게 아닌가. 우리 사회가 도저히 물러설 수 없는 가치로서 민주주의를 확립해야 하는데, 그동안 이뤄온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에, 균형을 잡는다는 측면에서 누구든 나서지 않을 수 없다는 공감대가 이뤄져 의사표현을 어렵지만 하게 됐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