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삼성 본관 철거 준비중 ‘석면가루’
서울 중구 태평로의 옛 삼성 본관 리모델링 과정에서 삼성 쪽이 석면 방지 조처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발암물질인 청석면이 검출됐다고 환경단체가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와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는 26일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인 옛 삼성 본관 16층의 석면 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공사 현장 바로 옆 사무실의 책상 위 먼지에서 청석면이 3% 검출되는 등 기준치 이상의 석면이 날린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삼성 계열사 직원과 용역 직원, 공사 인부 등이 독성이 강한 청석면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현행 규정상 공기 중 석면 농도는 0.01%를 넘지 못하게 돼 있다.
이들 단체의 말을 종합하면, 리모델링 공사를 맡은 삼성에버랜드는 지난 20일까지 일주일여 동안 노동부의 ‘석면 철거 허가’를 받기 위한 사전 작업을 철거 전문업체에 맡겨 시행했다. 사전 작업은 천장과 돌출물 등을 제거하고 철골물에 붙은 고형물의 석면 성분이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공사 현장을 비닐로 밀봉하는 작업인데, 이 과정에서 석면이 날리는 것을 방지하는 조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에는 석면이 1% 이상 포함된 자재가 쓰인 건축물이나 설비를 해체·제거할 때는 노동부의 허가를 받게 돼 있고, 노동부 서울지청은 이날 오전 삼성 쪽에 석면 철거 허가를 내줬다.

이들 단체는 “정식 석면 철거작업이 이뤄지기 전부터 석면이 날려 퍼지는 등 엉터리로 작업이 진행됐다”며 “작업 현장 옆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삼성 직원들도 ‘왜 이렇게 먼지가 날리냐’며 항의를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 작업 현장 안에 석면 공사 경고 표시판이 없었고, 석면 비산을 방지하는 기계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에버랜드는 “본격적인 석면 철거 작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내부 철골에 붙은 석면 고형물을 점검한 것이고, 작업장에 대한 조처는 물론 인부들에게 철저하게 석면 방지 조처를 취했다”고 해명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현장을 직접 둘러본 뒤 특별히 문제가 없어 허가를 내줬다”며 “사전 준비 작업에서 석면 노출이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해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석면은 석면 중에서 폐암과 악성중피종(석면암)을 잘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서는 내년 1월1일부터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