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로그인
컨텐츠

등록 : 2008.05.27 16:05 수정 : 2008.05.27 16:05

민공노 홈페이지에 “국민 건강권 위해 재협상해야” 글 올려
조회수 1만건 넘어…누리꾼들 “고뇌에찬 결정 감사” 격려

쇠고기 협상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의 한 공무원이 한-미 쇠고기 졸속 협상을 비판하며, 재협상을 촉구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누리꾼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민공노) 농식품부 지부장인 이진씨는 26일 민공노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올린 글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은 한마디로 졸속적이고 굴욕적인 협상이며, 국민의 건강권을 지나치게 훼손한 협상”이라며 “국민의 건강권을 위해 즉각 재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협상이 타결되기 하루 전인, 지난 4월17일까지는 양국간 이견이 컸고 좁혀지지 않았다”며 “다만, 이명박 정권이 한미 FTA협상의 조속한 비준 입장을 밝히고 있었고, 방미해 미국 대통령과 만나기 11시간 전에 전격적으로 타결되었다는 점에서 무능하고 무소신한, 그리고 자기만의 영달만을 고민한 장관과 대표가 단 하룻밤 만에 미국측 요구를 전격 수용하는 것으로 결정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협상 자체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씨는 “농식품부 장관이 그토록 되풀이 했던 OIE(국제수역사무국)의 규정과 과학적 기준, 안전성이라는 말에 이제는 신물이 난다”며 주무장관을 질타하기도 했다. 이씨는 이번 협상에 대해서도 △OIE 규정에서도 광우병 위험물질로 권고한 것을 우리는 빠뜨리는 협상, △미국 자신도 학교급식용으로 금지하고 있는 AMR(선진회수육)을 우리는 수입하겠다고 하는 협상, △심지어 광우병이 발생해도 그리고 검역과정에서 SRM(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이 발견되어도 수입금지를 하지 못하는 협상, △강화된 사료조치의 강화된 내용이 무엇인지도 명확히 규정하지 않고 30개월 이상의 쇠고기 수입을 풀어주는 협상, △미국 자국법에 의한 쇠고기 정의를 따라야 하는 협상이라고 조목조목 비판한 뒤, “더이상 말하기 구차한 내용들이 너무도 많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씨는 “협상 결과에 미국 도축장 승인권한을 90일까지만 우리 정부가 갖고 이후부터는 미국이 갖게 되어 있는데, 이는 OIE규정은 물론 과학적 근거도 없다”며, 지난해 5월과 7월 미국과 수입위생조건을 합의한 멕시코와 말레이시아의 예를 들어 정부의 협상 결과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씨는 “멕시코는 살아있는 소를 수입하기로 결정하면서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은 금지했고, 말레이시아는 척추뼈 전체를 수입금지 품목으로 분류했다”며 “정부는 고시를 무기한 연기하고 미국과 즉각 재협상해야 하며, 중고생과 아줌마로 대표되는 촛불문화제의 개최를 적극 보장하는 등 국민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24~25일 촛불문화제 강경진압과 28일로 예정된 장관고시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진 가운데 이씨의 양심고백이 올라오자, 민공노 홈페이지 조회수가 1만건을 넘어서고, 이 홈페이지와 농식품부 홈페이지에 댓글이 수백개 달리는 등 누리꾼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누리꾼들은 “힘든 결정, 고뇌에 찬 결정 경의를 표합니다.”(‘내일’), “일자리 잃으시면 제가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굴하지 말고 가열차게 전진 하십시오. 우리가 지켜 드리겠습니다.”(‘훌륭하세요’), “쉽지 않았을텐데, 이렇게 진실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 같은 사람이 있기에 아직 대한민국에 희망은 있습니다. 우리 모두 힘내서 유구한 역사의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역사를 이어갑시다.”(‘멋진당신’) 등 이씨의 용기에 격려를 보내고 있다.

한편, 경찰이 지난 2일부터 서울 청계광장 등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를 주도한 국민대책회의, 2MB 탄핵투쟁연대,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다함께, 미친소닷넷 등 5개 단체 대표와 책임자 등 10명에 대해 다음달 2일까지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요구하는 출석요구서 보내는 등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오늘 오후 7시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위한 스무번째 촛불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 이진씨의 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