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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대 주장…제일기획 등 이씨 보유주 매각 맞춰 주가 떠받쳐
삼성 “일방적 해석” 반박
삼성이 금융 계열사에 고객들이 맡긴 돈으로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삼성전자 전무)씨의 재산 증식을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제개혁연대는 20일 “1998년 11월 이재용씨가 제일기획 보유 주식 30여만주를 전량 매각한 시기에, 삼성화재가 제일기획 주식 14만주를 집중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이재용씨의 매각 차익을 높이고자 삼성화재가 주가를 떠받쳤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개혁연대는 “이 때문에 삼성화재의 제일기획 지분율이 9.72%로 높아지는데, 이는 재벌계열 금융사는 금융당국 승인 없이는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5% 넘게 보유할 수 없도록 한 ‘금융산업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제24조를 위반한 것”이라며 “특히 대주주 일가가 보유 주식을 대량으로 매각하는 걸 알고 사들였다면 업무상 배임죄를 물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실은 지난 12일 삼성그룹 내부 문건으로 드러난 ‘JY(이재용) 유가증권 취득 일자별 현황’에 나타난 지분 취득·매각 경위를 추적해 새롭게 밝혀낸 것이라고 개혁연대는 설명했다. 삼성 내부 문건에는, 이재용씨가 96년 3~4월 제일기획 주식 29만9375주를 주당 5천원~1만원에 취득한 뒤, 제일기획이 98년 3월 주식시장에 상장되자 같은해 11월 보유 주식을 모두 팔아 126억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나온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삼성화재는 97년 말까지 제일기획 주식을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다가 이재용씨가 지분을 매각할 시기에 집중적으로 주식을 사들인 이유를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은 “당시 삼성화재가 사들인 제일기획 지분은 2000년 5월에 모두 내다팔아 상당한 이익을 냈다”며 “회사 판단으로 우량주를 장중매매한 것을 의도적인 주가 떠받치기로 보는 건 일방적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금산법 위반 논란에 대해서는 “당시 금산법에는 처벌이나 제재 조항이 없어 실무자들이 위반 여부를 크게 신경쓰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한편, 삼성 내부문건을 보면, 이재용씨는 제일기획뿐 아니라 삼성에스원과 삼성엔지니어링 주식도 상장되지 않았을 때 헐값에 매입해 상장 뒤 매각해 각각 271억, 264억원씩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되어 있다. 한 증권사의 펀드매니저는 “당시 삼성의 금융 계열사들이 고객 돈으로 이재용 주식 띄우기를 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며 “장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이들 기업의 주가가 말도 안 되게 올랐다”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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