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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종교

조계종, 보시금 많은 연주암·선본사 직영해제…“다시 권승들 사금고 되나”

등록 :2020-07-27 18:22수정 :2020-07-28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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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특별분담사찰로 변경안’ 통과
종단 관리하던 돈을 교구본사서 관리토록
“94년 개혁 전으로 회귀…사유화 우려”
자승 스님이 회주로 있는 관악산 연주암. 연주암 누리집 갈무리
자승 스님이 회주로 있는 관악산 연주암. 연주암 누리집 갈무리

조계종 총무원이 최근 보시금이 많이 들어오는 대표적인 기도사찰인 관악산 연주암과 팔공산 선본사(갓바위)를 ‘총무원 직영’에서 해제하는 결정을 내렸다. 종단 안팎에서는 이들 사찰이 ‘권승(권세를 가진 승려)들의 사금고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지난 24일 임시회를 열어 ‘연주암과 선본사의 직영사찰 지정 해제 및 특별분담사찰 지정 동의의 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총무원장이 주지를 맡고 ‘관리인’을 지정해 직접 운영해온 두 사찰은 각각 제2교구 본사 용주사와 제10교구 본사 은해사의 관할로 바뀌게 됐다.

이를 두고 종단 안팎에서는 조계종을 쥐락펴락하는 자승 전 총무원장 등이 ‘1994년 조계종단 개혁’의 취지를 저버린 채 재정 우량 사찰을 사금고화하려는 조처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불교계 엔지오인 신대승네트워크는 성명을 내어 “1994년 선본사 등을 직영사찰화한 것은 재정 우량 사찰의 재정이 종단 정치로 흘러들어 가거나 사유화되는 폐습을 바로잡고, 투명하게 종단의 목적 사업에 쓰이도록 하기 위한 조처였다”며 “직영사찰을 해제하는 이번 결정은 사찰이 특정 승려의 사금고가 됐던 1994년 이전으로 되돌아가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1994년 사금고로 표적이 돼 개혁 대상 1호였다가 총무원 직영이 된 다음 최근 해제된 팔공산 갓바위. 선본사 누리집 갈무리
1994년 사금고로 표적이 돼 개혁 대상 1호였다가 총무원 직영이 된 다음 최근 해제된 팔공산 갓바위. 선본사 누리집 갈무리

앞서 조계종은 1994년 개혁 당시 ‘직영사찰’과 ‘특별분담금’ 사찰 제도를 도입해 조계사, 선본사, 보문사(강화도)를 직영사찰로 지정했으며, 도선사(서울 강북구 우이동), 봉은사(서울 강남구 삼성동), 연주암, 석굴암(경주), 낙산사(강원도 양양), 봉정암(설악산), 보리암(경남 남해), 내장사(전북 정읍) 등을 특별분담금 사찰로 지정한 바 있다. 직영사찰은 종단이 시주금 전액을 직접 관리하고, 특별분담금 사찰은 교구 본사에서 시주금을 관리하되, 종단에 일부 금액을 납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재정 우량 사찰의 시주금을 종단의 공적기금으로 사용하기 위한 조처인 셈이다.

총무원은 2010년 봉은사 역시 직영화했다. 당시 직영화를 놓고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 간에 다툼이 일었다. 이어 백양사 승려 도박 사건과 개인적인 범계 의혹 등으로 궁지에 몰린 당시 자승 총무원장이 연주암 직영화를 약속했다. 자승 스님은 지난해 말 열반한 봉암사 수좌 적명 스님 등 수좌회의 강력한 쇄신 요구에 따라 이를 약속했으나 2016년에야 실행에 옮겼다. 그러나 2015년 직영사찰법을 개정해 ‘(직영) 지정 이전의 관할 교구본사 주지가 추천하는 관리인을 임명’하도록 해 사실상 ‘반쪽짜리 직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연주암 누리집에 걸린 회주 자승 스님 인사말. 연주암 누리집 갈무리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조계종민주노조는 “1994년 약 30억원에서 종단 개혁 이후인 1995년 약 66억원, 1996년 100억원으로 대폭 증액된 종단 일반회계 예산의 대부분을 직영사찰 분담금을 통해 조달했다”며 “종단이 해야 할 불사는 산적해 있고 사회·역사적 역할에 대한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으나 재정이 열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1천억원은 돼야 할 종단 예산이 아직 300억원에 불과한데, 목적 사업에 쓰여야 할 직영사찰 시주금이 이번 결정으로 문중이나 개인의 소유물로 또다시 전락하게 됐다”며 “공의와 공영의 가치를 밀실야합 정치로 퇴행시켰다”고 비판했다.

종단 안팎에서는 이번 조처가 종단의 ‘상왕’으로 군림 중인 자승 전 총무원장과 선본사의 막후 실세인 은해사 박물관장 돈명 스님 등이 총무원과 종회를 움직인 결과라고 지적한다. 총무원장 원행 스님 역시 종회에서 “이번 건은 해당 교구본사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4일 조계종 중앙종회에서 통과된 연주암과 선본사 직영 해제 건.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범해 스님은 “지방분권 분위기에 부합해 직영에서 해제했을 뿐, 특별분담금 사찰로 지정돼 있으니 기존 분담금은 차질 없이 올라오게 조처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돈명 스님은 “지역 불교인들이 내는 돈이 서울로 올라간다고 돈을 내지 않아 지역 불교가 어려움에 처했다”며 “은해사 관할인 선본사를 본래대로 되돌려놓은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자승 스님은 “상좌들에게도 (연주암에서) 손을 떼라고 했고, 올해 안에 주지도 바뀔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연주암은 자승 스님이 회주를, 그의 상좌인 탄무 스님이 관리인을 맡고 있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은 1994년 종단개혁 때 멸빈(종단에서 추방)된 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승적 복권도 추진하고 있어 이에 대한 비판도 고조되고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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