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8.02 19:08
수정 : 2009.08.03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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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방문진 이사 선임을 위한 전체회의를 하기위해 한 상임위원이 회의실로 들어가고 있다. 김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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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화하는 문화방송 장악
취임 초 경영문제 부각…경영진 교체 착수 전망
방송공사법 제정·지분구조 개편 통해 민영화 논의
<문화방송>(MBC)이 폭풍 속에 내던져졌다.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새 이사진의 여야 비율이 2대 1로 짜이면서 문화방송의 앞날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거듭 밝혀온 ‘정명’ 혹은 ‘정체성’ 찾기 작업에 떠밀려 들어가고 있다. 최 위원장은 9일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새 이사진이 ‘공영’ 또는 ‘민영’으로서의 문화방송 위상 정립에 착수(7월9일 관훈클럽 토론회)할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새 방문진은 ‘정명 찾기’의 첫 단계로 문화방송의 내부 저항력을 약화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목표는 경영진 교체와 프로그램 개편이다. ‘방만경영 주장’을 중심으로 비판여론을 공략하되, ‘노영방송’ 및 ‘주인 없는 회사’란 논리를 활용해 구조개편의 복잡한 매듭을 풀어갈 확률이 높다.
문화방송 한 간부는 “취임 초기엔 경영실적 보고를 요구해 경영문제를 부각시키고 ‘노영방송’을 방조했다며 경영진 교체를 밀어붙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론몰이는 문화방송의 환골탈태를 요구해온 보수단체와 보수언론들이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아일보>는 1일치 사설(‘방문진 이사진, 엠비시 근원적 개혁에 직을 걸어야’)에서부터 “방문진은 엄기영 엠비시 사장을 포함해 방송의 공정성을 추락시킨 피디수첩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도록 하는 것으로 ‘기강 바로잡기’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며 ‘행동지침’까지 제시했다. <조선일보>도 같은 날 기사를 통해 “10년만의 개혁”을 주문했다. 언론계에선 엄기영 사장 취임 2년째 되는 내년 2월까지 경영진 교체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태섭 전 동의대 교수는 “정연주 전 사장 강제 퇴진 과정에서 케이비에스 이사회가 겪었던 위법논란과 달리, 방문진은 상법상 주식회사인 엠비시의 대주주 자격으로 법적 부담을 덜며 경영진 교체를 강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영진 교체는 ‘문제 프로그램’ 개편 수순으로 이어질 공산이 다분하다. ‘피디수첩’과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100분 토론’ 등 정권이 불편해하는 프로그램과 진행자 폐지·교체 논의가 적극 이루어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방만경영’이란 논리가 힘을 받으면 공영방송의 이익이 사적으로 전환되는 길이 열린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공영방송은 이익을 시청자에게 돌려주는 시스템을 취하지만, 방만경영을 수술하겠다면서 질 높은 공영적 프로그램을 줄여 돈을 쥐어짜면 결국 방송사 이익이 주주배당을 통해 사적 이득으로 변질된다”고 말했다.
문화방송 민영화는 방송공사법 및 민영미디어렙 도입과 동시에 형식적·내용적 틀거리가 만들어진다. 정부·여당은 방송공사법 제정으로 공영방송 시스템에서 문화방송을 밀어내고, 방문진은 주식 매각을 통한 지분구조 개편을 적극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방문진 이사장이 유력한 김우룡 이사는 지난해 19개 지역 문화방송을 팔아 마련한 5000여억원의 돈으로 정수장학회 지분을 인수한 뒤 방문진 주식 70%를 국민(60%)과 우리사주조합(10%)에 매각하는 방식을 제시한 바 있다. 김 이사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엠비시 민영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방송 발전의 토대가 되도록 타인 자본을 조달하는 것은 필요하다”면서도 “교수로서의 의견일 뿐 이사가 된 지금은 아니다. 민영화는 다른 이사들과 논의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민영미디어렙은 민영화를 반대하는 문화방송 구성원들을 설득하는 ‘아킬레스건’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갈수록 심해지는 경영압박 속에서 문화방송이 공영미디어렙 잔류를 고수하기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민영미디어렙은 도입을 결사반대하는 지역 문화방송과 서울 문화방송의 이해관계가 부딪히는 지점이기도 하다. 서울 문화방송 한 관계자는 “정권이 미디어렙 문제를 민영화 추진과 연결시켜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지금 사내에서 미디어렙의 방향을 입에 올리는 것은 금기와도 같다”며 곤혹스러워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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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4일 바로잡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사진 설명에서 회의장으로 들어서는 사람을 이경자 상임위원이라고 보도했으나, 형태근 상임위원이 맞습니다. 기자의 착오로 잘못 보도된 점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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