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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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일터 만들기 ‘샘치과’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샘치과. 원장 5명과 직원 19명의 이 병원은 인연을 맺는 모든 이들의 행복을 꿈꾼다. 행복은 경험해 본 사람이 나눌 수 있다고 여겨 원장과 직원들은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17일 오후 1시. 점심시간이지만 아직 치료를 마치지 못한 환자가 몇 보였다. 20분쯤 지나자 직원들이 6층으로 올라갔다. 세미나실을 겸한 식당이 있는 곳이다. 된장국에 김치, 마늘쫑, 호박볶음 등 반찬 가지수는 많지 않지만 모두 유기농산물로 만든 ‘깨끗한’ 밥상이다. 샘치과는 이를 위해 아예 식당 운영을 맡을 사람을 채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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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께 오후 진료에 들어가기에 앞서 세미나실에서는 원장 5명과 직원 5명이 함께 참여하는 확대회의가 열려 병원 운영에 대해 논의했다. 확대회의는 원장회의와 함께 이 병원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요즘 샘치과에서 논의되는 내용은 4·4제. 주 4일 근무다. 샘치과는 3월1일 개원 8돌을 맞아 이를 시작한다. 지금도 한 주는 5일 일하고 다음주는 4일 일하는 5·4제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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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시간을 줄여나가는 일은 윤규승 대표원장의 철학에서 비롯됐다. 아이엠에프 때 빚보증을 섰다 낭패를 당한 그는 1999년 하남시에 병원을 낸 뒤 미친듯이 일을 했다. 주말은 물론 공휴일에도 진료를 했고 야근을 밥먹듯이 했다. 하지만 그도 직원도 행복하지 않았다. 떠나는 직원들도 생겼다. 서울에 직장을 구하는 이들이 많은 하남시에서 좋은 인력을 구하기도 어려웠다.

그는 생각을 바꿨다. 다른 치과의사들의 1/3 수준의 월급을 받을 정도로 경영이 어려웠음에도 그는 일하는 시간을 줄이기로 했다.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다. 2004년 직원들부터 주5일제를 시작한 뒤 6·4제를 거쳐 2005년 4월 원장 1명과 직원 3명을 채용하면서 5·4제로 바꿨다. 대신 교육 시간을 만들었다. 직원들은 스스로 교육개발팀을 만들어 새로 생긴 공휴일 가운데 반나절 동안 ‘고참’들로부터 임상 경험 등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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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날을 줄이자는 윤 원장의 제안에 처음에는 다른 원장은 물론 직원들도 반대했다. 병원 경영이 어렵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일하는 시간을 줄이자 직원의 행복감이 늘었다. 특히 김은희, 서애숙 두 여성 원장이 결합하면서 조직이 크게 안정됐다. 보존적 치료를 지향하는 이 병원의 진료 원칙이 알려지면서 환자도 늘었고 경영도 나아지기 시작했다. 샘치과 식구들도 여유가 생겼다. 직원들은 영화동아리를 만들어 영화는 물론 연극 공연도 자주 보러 다니고 얼마전에는 사회과학동아리 ‘도래샘’을 만들어 근현대사에 대한 공부도 시작했다. 매주 금요일 낮이면 장애우 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벌이며 자신들이 얻은 행복을 나누기도 한다.

그럼에도 4·4제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이수진 코디네이터는 “사람이 너무 놀면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함께 일하는 이들의 행복을 고민하다보니 덤으로 얻는 것도 생겼다. 샘치과는 얼마전부터 한국노동연구원 부설 뉴패러다임센터로부터 4·4제로의 전환에 필요한 컨설팅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동시간 단축, 직원 교육 등에 따른 지원금 제도를 알게 됐다고 한다. 샘치과는 결혼하는 직원들이 생기자 1년 동안의 육아휴직을 보장해주는 한편 공동육아도 고민중이다.

“별다른 뜻은 없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평생 함께 지내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그렇게 살면 행복할 것 같아서요.” 윤 원장의 꿈이다.

하남/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