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희 기부정보가이드 대표는 기부와 나눔으로 우리나라가 ‘골고루 따뜻한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가난한 이들의 자립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최근 저소득층이 만든 자활 공동체 이야기를 담은 <한국의 사회적 기업>을 펴냈다.
정선희 기부정보가이드 대표는 기부와 나눔으로 우리나라가 ‘골고루 따뜻한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가난한 이들의 자립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최근 저소득층이 만든 자활 공동체 이야기를 담은 <한국의 사회적 기업>을 펴냈다.
광고

‘기부정보가이드’ 정선희 대표

정선희(44)씨는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다. 정씨는 기부정보가이드라는 작은 회사의 대표다. 기부자들을 위한 컨설팅, 기부 관련 도서 출간, 비영리단체의 모금 실무자들을 위한 정보 제공과 교육 등이 이 회사의 주된 사업. 그동안 한국통신, 한국토지공사 등 기업에 대한 컨설팅과 비영리 단체 실무자나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여러 차례 했다. 기부에 관심이 있는 이들과 모금 분야의 실무자들을 위한 기부 전문 사이트(www.giveguide.com)도 운영하고 있다. 일부 정보는 유료다.

책도 여러 권 냈다. 자료집 형태의 <해외 현물기부 현황 및 전문 중개기관>을 시작으로 <이익을 만들고 행복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다우출판사)을 펴냈으며 같은 출판사에서 <줌 : 행복한 사람들의 또 다른 삶의 방식>을 번역 출간하기도 했다.

광고

정씨가 기부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미국 유학 때였다. 81학번으로 ‘뜨거운 80년대’를 살았던 그는 “골고루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 사회복지를 공부하기 위해 1996년 뒤늦은 유학길에 오른 것도 그런 세상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파서였다. 미국 남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지역사회조직을 전공한 그는 한인청소년회관에서 마약 청소년과 이민 부적응자 상담을 하고, 리틀도쿄 서비스센터라는 단체에서 인신매매 아시아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기부문화에 눈을 떴다.

“리틀도쿄 서비스센터 소장님이 프로그램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활동을 벌일 때 저를 데리고 다녔어요. 그때 기부와 모금에 대해 많이 알게 됐습니다. 한국에 돌아가서 기부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광고
광고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관련 단체에서 일을 하려고도 했으나 “나이나 경력을 고려해 일할 만한” 마땅한 데가 없어 혼자 일을 시작했다. 2002년 홈페이지를 만들어 그가 미국에서 보고 배운, 기부와 관련한 자료를 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조악한 개인 홈페이지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홈페이지가 조금씩 알려지면서 비영리단체에서 교육 요청도 오고 컨설팅을 의뢰하는 기업도 생기더군요. 지금은 사무실을 간신히 운영할 수 있게 됐어요.”

광고

정씨는 최근 사회적 기업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얼마전 <한국의 사회적 기업>을 펴냈다. 전국자활후견기관협회의 의뢰로 만든 이 책에는 결식아동 도시락 제조업체 ‘사랑의 손맛’, 폐플라스틱 재활용업체 ‘미래자원’, 산림사업법인 ‘(주)강원임업’ 등 자활후견기관들이 저소득 빈곤층의 자활을 위해 만든 전국 12개 사회적 기업의 눈물겨운 사연이 담겨 있다.

하지만 정씨는 이들을 동정의 눈길로만 보아서는 안된다고 했다. 과거 정부의 보조금으로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때의 눈물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가 본 사회적 기업 종사자들은 자신들이 이뤄놓은 성과에 대한 자부심과 미래에 대한 희망도 컸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그는 “머리와 마음을 함께 써서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들기 위해” 인쇄를 앞둔 원고를 다시 받아 글을 고치기도 했다.

정씨는 비영리 단체들이 사회적 기업을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고 했다. 미국의 경우 비영리기관들이 1~2개 정도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소외계층을 위한 일자리 제공과 직업훈련을 하고 비영리 기관의 재정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모두가 골고루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하지만 아직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를 개척하고 싶습니다.”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