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세기 이상 세계를 밝혀준 백열전구가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에 의해 만들어진 지 130여년 만에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지난 2월 말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2010년까지 백열전구를 퇴출하고 사용을 공식적으로 금지하는 첫 나라가 되겠다고 발표했다. 앞으로는 백열전구 대신 에너지 효율이 좋은 소형 형광등을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백열전구 사용을 금지하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2012년까지 80만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으며, 가정용 조명 비용을 66%나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소형 형광등은 같은 양의 빛을 내는 백열전구에 비해 에너지를 75~80%나 적게 소비하기 때문이다.
백열전구는 값이 싸서 소비자들이 많이 찾지만, 에너지 이용 면에서는 효율이 매우 낮다. 전기가 백열전구 안의 필라멘트를 지나가면서 빛을 내는데, 전체 에너지의 5%만 빛으로 전환되고 나머지는 뜨거운 열로 손실된다. 반면, 형광등은 유리관 안쪽 벽에 형광물질을 발라놓고 적은 양의 수은과 아르곤 가스를 주입한 뒤 전류를 통과시켜 빛을 내는데, 소형 형광등은 백열전구보다 에너지 손실이 아주 적다. 게다가, 일반 백열전구의 수명은 12개월 정도지만, 소형 형광등은 5년 이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전세계의 백열전구를 모두 소형 형광등으로 교체할 경우 세계 전체 전력 수요를 18%나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백열전구를 퇴출시키려는 시도는 2005년 쿠바와 베네수엘라에서도 있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유럽에서도 조만간 백열전구를 사용하지 않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대표적인 전구 제조업체인 필립스와 오스람, 지멘스, 제너럴일렉트릭 등은 백열전구를 없애고 에너지를 적게 쓰는 전등으로 바꾸기 위해 판촉전을 벌이고 있으며, 정부와 지자체를 대상으로 활발한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다.
마용운/환경연합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