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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1.28 18:50 수정 : 2006.11.28 18:50

정소진/〈연세춘추〉 기자

ㄱ양(연세대 사학과)은 요즘 학교 생활에 완전히 흥미를 잃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이어지는 조모임은 그러려니 해도 모임 때마다 드는 커피값에 용돈이 부족할 지경이기 때문이다. 그는 “학교 세미나실이나 빈 강의실에서 조모임을 하던 예전과 달리 요즘엔 ‘스타벅스’나 ‘민들레영토’ 같은 학교 밖 고급 카페를 많이 이용한다”며 “경제적으로 부담되니 토론을 할 때도 위축되고,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다 보니 조모임도 학교도 모두 싫어지고 성격도 변하는 것 같다”며 하소연했다.

김의숙(한국해양대 동아시아학과)씨도 밥 먹으러 가자는 친구 말에 늘 흔쾌히 따라나서긴 하지만, 패밀리 레스토랑을 ‘밥먹듯이’ 드나드는 친구들 사이에서 괜한 소외감이 든다고 했다. 김씨는 “부끄러운 마음에 가기 싫다고 말도 못한다”며 “갓 고등학교를 졸업했던 대학생활 초반에는 특히 적응하기가 무척 힘들었다”고 어려움을 말했다.

이처럼 빈부격차로 학교 생활에 부적응 증세를 보이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경제적인 부담감에 따른 스트레스가 심리적 위축을 낳아 심한 경우 휴학을 하거나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하는 것이다.

이보람(대구교대 체육과)씨는 “스스로 집안 형편이 어렵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떼지어 해외연수를 가고 비싼 악기를 들고 다니며 수십만원짜리 시계 사모으는 걸 취미생활로 여기는 친구들은 위화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며 “자꾸 위축되다 보니 전보다 브랜드나 가격에 민감해지고 신경쓰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연세대에서 발표한 2006학년도 신입생 학교 생활 적응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활적응, 사회적응, 개인-정서적응 등에서 가정생활수준이 높은 학생들일수록 적응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에도 가정생활 수준이 높을수록 재학만족도가 높을 뿐 아니라 과목 및 교과과정 편성, 강의방법과 내용, 행정절차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이러한 결과에는 돈 씀씀이가 많을 수 밖에 없게 된 대학 사회의 변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선택사항이던 어학연수는 이젠 필수코스로 굳어졌고 영어공부나 면접준비 등 취업을 향한 여정은 돈이 없으면 정말 ‘대략난감’이다.

수도권 대학의 경우 입학생 중 서울출신 학생의 비율이 예전보다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몇 년 사이 서울학생 비율이 많이 늘면서 이들의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지방학생들이 주로 위축감을 느끼고 서울학생 중에서도 강북 학생이 강남학생들에 대해 위축감을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성균관대 학생상담센터 김금미 책임상담원은 “이러한 학생들의 대부분이 자아가 약한 경우가 많으며 실제로 부모님의 경제적 문제가 없는 학생 중에서도 주변 상황에 대한 부담감과 열등감으로 실의에 빠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부자가 착한 마음씨까지 독점하는 세태가 안타깝다고 어느 영화감독이 말했던가. 잘 쓰고 잘 입는 학생이 학교생활에도 잘 적응하고, 못 쓰고 못 입는 학생이 적응하지 못하는 현재 대학사회의 모습은 ‘학문을 추구하는 진리의 상아탑’에 걸맞지 않은 만큼 불편하다. 해결책은 없을까? 일단 어제 산 시계로 친구들 앞에서 으스대진 않았는지 반성부터 하자. 정소진/<연세춘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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