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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별곡 /

전쟁 같은 세상이다. 치열한 입시를 뚫고 들어온 대학. 입학만 하면 보장될 것 같던 안정된 미래는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대학이 미래를 보장하던 시대는 지났다. 대학생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선택을 시작했다. 학교 밖의 길 말이다.

ㅁ아무개(ㄱ대 사학과)씨는 지난해 말 학교를 그만뒀다. 학사경고 때문이기도 했지만 재입학도 싫었다고 한다. 그는 꾸준히 학생운동을 했다. 수업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군대에 다녀와 계속 사회운동을 하며 살 생각이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 소위 명문대라고 해서 학교를 굳이 졸업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하는 ㅁ씨. 가고자 하는 길은 쉽지 않아 보였지만 그의 신념은 확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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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6년간 사귄 남자친구와 결혼한 ㄱ아무개(ㄱ대 경제학과 2년)씨는 2002년 대학에 입학했지만 아직도 대학교 2학년이다. 그녀는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며 다양한 일을 했다. 바리스타로 일하다 바텐더로도 일했다. 결혼 뒤에는 두피 관리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학교는 휴학한 지 오래됐다”며 “당분간은 돌아갈 생각이 없고 아예 복학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학교보다 세상 속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배운 것이 훨씬 소중하다”고 이야기한다.

ㄱ아무개(ㄷ대 뮤지컬학과 2년)씨도 학교를 쉰 지 오래다. 휴학 중이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뮤지컬배우가 꿈이었던 그녀는 희망하던 학과에 진학했지만 틀에 맞춘 수업이 답답하게 느껴져서 휴학을 했고, 지금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으고 있다. “브로드웨이에 가서 진짜 뮤지컬을 보고 배우고 싶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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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아무개(24·남)씨는 아예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고교 졸업 뒤 측량기사 자격증을 땄다. “공부하기 싫어하는 사람이 대학에 가는 것은 등록금을 낭비하는 일”이라고 말하는 ㅅ씨는 스무 살 때부터 친구들에게 명함을 줄 수 있었던 자신의 모습이 자랑스럽다고 이야기한다.

대학을 그만두고 자신의 희망을 찾은 사람들이 몇몇 있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대학에 가지 말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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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아무개(고려대 국문과 3년)씨는 97학번이다. 10년째 학교를 다니고 있다. 1학년 3학기 때 학사경고를 세 번 연속 맞고 학교를 그만뒀다. 그는 다시 학교에 돌아오고 싶었지만 등록금이 없었다. 그래서 군대에 갔고 제대한 후 좋아하는 음악 활동을 하면서 틈틈이 돈을 모아 복학했다. 그는 여전히 돈을 벌면서 학교를 다닌다. 한 학기는 벌고 한 학기를 다닌다. 그는 “음악으로 먹고 살겠다고 생각했지만 학교를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없다”며 “국문학 공부는 매우 재밌고 이 공부가 자신의 삶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는 대학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한 사람들에 대해 “대학 졸업장을 필요로 하는 사회가 아무리 거지같다 하더라도 그 사회에 살고자 한다면 졸업장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 한 마디는 강력하다. “서태지에게 대학 졸업장이 필요하지 않듯, 대학 졸업장보다 더 강한 무기를 갖출 수 있다면 그깟 종이 한 장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조은경/〈고대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