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나무는 왜 수십~수백년 주기로 일제히 꽃을 피우고 죽는 걸까. 식물학계의 이 오랜 수수께끼에 대해 포식자 관리설, 화재 유발설, 스트레스 축적설 등 다양한 가설이 나왔다. 천적이 먹고 남을 만큼 씨앗을 일시에 맺거나, 땔감을 축적해 큰 산불을 일으켜 경쟁자인 나무 제거하기, 또는 환경 스트레스가 쌓여 개화로 이어진다는 내용이다.
대나무 개화는 워낙 드문 일이어서 연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최근 전국에 분포하는 조릿대가 꽃을 피웠고 그 양상과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나왔다.
정연숙 강원대 생명과학과 교수팀은 <한국식물학회지>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조릿대의 전국적인 동시 개화 현상이 2013년 시작돼 2015년에 절정을 이뤘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개화를 촉발한 요인은 2014년과 2015년 연이은 봄가뭄으로 누적된 스트레스라는 가설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대나무의 동시 개화는 60~100년에 한 번 일어나 생태연구를 하기가 어려운데 운 좋게 최근 그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야생화 등을 다루는 블로그와 카페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국적인 동시 개화 현상을 확인했다. 설악산, 지리산 등 충남을 뺀 전국에서 198건의 조릿대 개화 보고가 나왔는데 2013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2015년 절정을 이룬 뒤 감소했다.
정 교수팀은 국가 장기생태연구를 하고 있는 강원도 점봉산에서 조릿대의 일제 개화를 확인했다. 조릿대 뗏장(군락) 174곳을 조사했는데, 66%가 2015년에 개화했다.
연구자들은 이처럼 전국적인 동시 개화를 이끌 요인으로는 기상현상이 유력하다고 보았는데, 실제로 관측자료를 보면 2014년과 2015년의 봄가뭄이 극심했다. 점봉산의 경우, 평년 봄 강수량은 218㎜인데, 2014년엔 118㎜, 이듬해엔 132㎜에 그쳤다.
정 교수는 “제주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조릿대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다”며 “조릿대가 일제히 죽은 뒤 다양한 하층 식생이 되살아날지 조릿대가 다시 우점하게 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조릿대는 개화해 일부가 죽더라도 다른 뿌리에서 싹이 터 일제 개화가 군락의 죽음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글·사진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사설] 민주주의 굳건히 세우고 지역 미래 밝히는 한 표 행사를](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257/154/imgdb/child/2026/0602/53_17804045390533_20260602503445.webp)













![[사설] ‘탄핵·뇌물’ 박근혜·이명박까지 선거판 불러낸 국힘](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257/154/imgdb/child/2026/0601/53_17803105622169_20260601503253.webp)





![개헌 불발…‘알고리즘’ 자체를 재설계해야 [왜냐면]](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257/154/imgdb/child/2026/0518/53_17790995392654_20260518503276.webp)
![[사설] 국힘 ‘5·18 정신 계승’ 진심이면, ‘개헌’으로 입증을](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257/154/imgdb/child/2026/0518/53_17790958864109_20260518503186.web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