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총사퇴로 비상 사태를 맞은 민주노동당의 `구원투수'로 권영길 의원이 투입됐다.
민노당은 5일 시내 수운회관에서 중앙위원회를 열어 재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일괄사퇴한 최고위원단 대신 권 의원을 임시대표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임시지도부로 추인했다.
당 창당의 주역이자 초대 대표로서 지난해 6월까지 4년여간 당의 얼굴 역할을 해왔던 권 의원이 다시 `지휘봉'을 잡게된 것이다.
비록 석달 시한부로 당 운영을 책임지게 됐지만 최근 당이 총체적 위기 상황에 내몰린 만큼 권 의원의 역할은 막중하다.
민노당의 근거지라 할 수 있는 울산 북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도 패배했을 만큼 이른바 `진보정치의 위기'가 가시화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민노당은 현재 `민노당=민주노총=정규직 노조'라는 인식의 확산으로 지지기반 가운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탈이 늘고있는 새로운 위기에 처했다.
또 소수당의 한계 속에 활동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중산층으로의 지지기반 확대는 커녕 서민과 노동자라는 기존 지지층마저 잃을 위기를 타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당내 모든 계파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는 안정적이고 검증된 지도력의 권 의원에게 선장을 맡긴 이유는 이러한 난국에서 당을 구출해달라는 주문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권 의원은 내년 1월말로 예정된 지도부선거 전까지 사회양극화 해소 대책 등 기존지도부가 진행해온 사업을 꾸준히 추진하는 동시에 당 쇄신 방안을 마련하는데도 힘을 기울일 것으로 전해졌다.
임시지도부라는 한계 때문에 당직자 개편 등 실질적인 혁신작업은 불가능하겠지만 최소한 새 지도부가 취임 초기부터 본격적인 당 쇄신에 나설 수 있는 토대를 미리 닦아놓겠다는 것이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