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연일 처리를 압박하고 있는 경제활성화 법안들은 국회 소위 심사 과정에서 여야가 ‘양보’를 주고받으며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재벌의 악용 방지책 등 핵심 사항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지만 여야의 다각적 절충을 통해 상당 부분 의견접근을 이룬 상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입법촉구 거리서명’을 하며 국민에게 ‘국회심판론’을 펴면서 오히려 야당을 자극하고 여당의 절충 여지를 봉쇄하는 등 국회의 입법 논의를 더욱 꼬이게 하는 측면이 많다.
박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창출 및 맞춤형 복지’ 업무보고 뒤 열린 토론회에서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에 대해 “산업계에서 너무 과잉돼 어차피 딸린 협력업체까지 전부 주저앉을 판이다. 미래 구조개혁을 해 다 같이 경쟁력을 키우고 살자는 건데 (국회에서) 막혀 있다”며 “그런 딱한 사정이 있는데 계속 (국회를) 두들겨야지 어떻게 하겠냐”고 말했다. 원샷법은 적용 범위를 두고 4차례의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가 진행됐고, 야당이 타협안을 낸 것은 염두에 두지 않고 원안처리 입장을 고수하며 국회를 계속 압박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실제 더불어민주당은 장기 교착상태인 원샷법 처리를 위해 10대 대기업집단을 제외하고는 대기업도 허용하되, 석유화학·조선·철강 등 3대 업종에는 모두 푸는 내용의 수정 입장을 내놨다. 그동안 재벌 총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악용 등이 우려된다며 대기업집단을 적용 범위에서 제외하자고 주장해왔지만, 정부의 반대에 부닥치자 나름 타협안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과 정부는 적용 범위에 제한을 둘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창당 예정인 ‘국민의당’은 원샷법에는 정부 의견대로 찬성할 것으로 점쳐진다.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구조조정 필요성 등 현재 경제 상황의 시급성에 비춰볼 때 기업 규모 제한 없이 통과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의료민영화 방지책을 두고 논의가 멈춰 있다. 이목희 더민주 정책위의장은 “기본법이지만 보건의료 등 타법에 관련 규정이 있으면 그 법을 우선 적용한다는 조항(3조 1항)과 관련해, 새누리당에서 대상이 될 법을 내놓으라 해서 의료법, 국민건강보험법 등 목록을 줬다. 그 뒤로 답이 없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 지도부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묶어 처리하기로 합의한 사회적경제기본법에 대해 새누리당 박맹우 의원 등이 반대하고 있는 것도 넘어야 할 산이다.
19일 더민주 최고위 회의에서 전병헌 최고위원은 “원샷법은 재벌 악용 견제장치가 상당 수준 준비됐다. 서비스법은 의료민영화 요소 제외 부칙이 명기됐다면 더이상 난관에 이를 이유가 없다. 두 법은 조속히 가결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더민주 공식 입장과 다른 의견을 내놨다.
노동5법은 ‘노동4법 대 노동3법’ 논의로 좁혀졌다. 정부는 기존 5개 법안에서 기간제법을 제외한 4개 법안이라도 통과시키자고 양보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더민주는 기간제법뿐만 아니라 파견제법도 제외해야 한다며 ‘3법 통과’를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당도 ‘3법 통과’ 입장이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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