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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문창극 살리기 작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중앙아시아를 순방하기 위해 16일 출국한다. 정부는 17일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예정된 출국이긴 하지만 대통령이 문창극 파동에 대한 책임을 국회와 새누리당에 떠밀고 도망가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대표에 출마한 서청원 의원은 15일 낮 기자들과 만나 “조금 문제가 있으면 사과하고 미안하다고 하면 된다. 그 양반 사실 굉장히 점잖다. 청문회에서 진솔하게 한번 얘기를 들어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감쌌다. 일단 청문회를 열어서 들어보자는 얘기다.

잠시 뒤인 오후 2시께 문창극 후보자가 갑자기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1층 로비에 나타났다. 사전 예고는 없었다. 미리 준비해 온 해명서를 읽고 난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라졌다.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았다. 그는 ‘표현의 미숙함’을 전제로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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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민족이 게으르다’는 말은 당시 조선의 위정자들과 양반들의 행태와 처신을 지적한 것이고 나라가 잘되기 위해서는 위정자들이 똑바로 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다.”

“위안부 문제는 진실한 사과가 전제되지 않고 금전적 배상에 치우치는 것 같은 당시 협상에 대해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본의와 다르게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시다는 것을 알았다. 그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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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병세가 위중한 상황이어서 가족들과 그분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몹시 서운한 감정을 갖게 한 것은 사실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현직 대통령인 국가원로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은 공인의 행동으로는 적절하지 못하다는 점을 언론인으로서 지적한 것이다. 유족들과 국민들께 불편한 감정을 갖게 해드렸다면 송구스럽다.”

문창극 후보자의 해명에 대해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인사청문회는 공직 후보자의 자질과 직무 수행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이제 청문회라는 무대에 문 후보를 올리고, 관객인 국민들께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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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는 당사자의 사과로 국민들의 분노를 다소나마 누그러뜨리고(1단계), 국회 청문회에서 여야의 대결로 몰아간 뒤(2단계), 새누리당 의원들을 결속시켜 임명을 강행(3단계)하려는 생각인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민심과 정국이 이들의 뜻대로 흘러갈까? 일본에 대한 국민감정은 여야의 문제도, 보수·진보의 문제도 아니다. 당장 새누리당 바닥 기류가 만만치 않다.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김상민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문 후보자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그는 “문창극 후보자가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지도부 뜻대로 총리로 인준된다면 박근혜 정부가 일본의 아베 정권에 맞서 벌이는 역사전쟁에서 지게 될 것이다. 역사상 최악의 한-일 관계를 감수하고 벌여온 전쟁에서 우리 스스로 무장해제하는 꼴이다”라고 비판했다. 성명과 별도로 그는 “당심이 절대로 민심을 이기려 하면 안 된다. 이길 수도 없다. 전당대회, 재보선, 총선, 대선에 악영향을 미치고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 성공에 큰 걸림돌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초선의원들의 반발 기류도 상당하다. 한 초선의원은 “문창극 후보자의 오늘 해명이 국민들에게 크게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며 “문 후보자는 자진사퇴하는 것이 맞고, 당 지도부는 그에 상응하는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초선의원은 “이대로는 못 간다. 남은 명예를 지키고 대통령에 부담을 덜 주는 건 자진사퇴밖에 없다. 일본 언론이 저렇게 대서특필하지 않았느냐”고 단호한 태도를 취했다. 최현준 서보미 기자 haojune@hani.co.kr

무모한 아집, ‘문창극 구하기’ 3단 작전 [성한용의 진단 #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