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 협상에서 한국 쪽 수석대표를 맡았다가 ‘광우병 촛불시위’가 발생하자 물러났던 민동석(58) 전 농림수산식품부 통상정책관(차관보)이 외교통상부 제2차관에 내정됐다. 이명박 대통령으로 하여금 대국민 사과까지 하게 만들었던 광우병 사태의 핵심 당사자가 화려하게 복귀한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민 내정자의 인선 배경을 설명하며 “1998년 외무부가 외교통상부로 개편된 이후 통상교섭 전문가가 차관에 임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민 내정자가 통상 분야와 외교 분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또 “역대 차관이 49명 있는데 외국어대 출신으로는 민 내정자가 최초”라며 “민 내정자가 외교부 출신이지만 농림부 경험을 한 만큼 바깥에서 외교부를 보는 객관적 시선을 갖고 있어 외교부 변화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 내정자 발탁은 광우병 사태와 촛불시위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인식과도 맥이 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촛불시위에 대한 이 대통령의 ‘진짜 속내’가 표출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민 내정자는 쇠고기 협상 이후 온갖 어려움과 개인적 불이익 속에서도 소신을 지킨 사람”이라며 “(이 대통령이) 이런 공직자들에게 기회를 주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은 민 내정자와 동반사퇴한 정운천 당시 농림부 장관을 지난 6·2지방선거에서 전북도지사로 공천한 바 있다.
민 내정자는 사퇴한 이후에도 쇠고기 협상을 옹호하고, 이를 비판한 ‘PD수첩’에 소송을 제기해 물의를 일으켰다. 정운천 전 농림부 장관과 함께 ‘PD수첩’을 반드시 처벌해달라며 검찰에 고소했고, 국회에 출석해 쇠고기 협상을 “미국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에서 ‘PD수첩’에 무죄판결을 내린 법원에 대해선 “사법부가 이념에 물든 거짓 언론세력에 휘둘렸다고 본다”고 비난했다. 그의 ‘PD수첩’고소에 따른 소송비용을 농림부가 국민세금으로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PD수첩’에 대한 2심 재판이 진행중인 것과 관련해선 “현재 소송 진행 중인 것은 민 내정자가 고소인이기 때문에 정무직 임명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민 내정자는 최근 펴낸 <대한민국에서 공직자로 산다는 것-협상대표는 동네북인가>라는 책에서도 사법부와 언론를 거칠게 비난했다. 사법부에 대해선 “‘PD수첩’ 재판 1심 법원의 문성관 판사는 나와 국민들이 보기에는 분명한 허위사실을 진실이라고 판결했다. 법관이 판례와 논리로만 보면 허위도 사실로 둔갑하기도 하는가 보다. 판결선고가 난 뒤 나는 30년 동안 나의 정체성이었던 외교공무원 그리고 고위공무원의 명예를 던져 버리고 투사 아닌 투사로 변신한 것 같다. 문성관 판사에 대한 탄핵운동을 주도하는 운동가 비슷하게 변신했다. 눈에 현미경 두 개를 달고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대한민국 사법부를 보았기 때문이다”고 썼다. ‘PD수첩’에 대해선 “나는 ‘PD수첩’ 프로그램은 처음부터 선동을 위한 거짓결론을 정해놓고 모든 등장인물과 나레이션, 화면, 수치를 그 방향으로 몰고 갔다고 확신한다. 그 결과 이 사회에 상상임신 같은 상상광우병이 탄생하고 그 집단히스테리가 폭동을 일으켰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는 책에서 촛불시위를 ‘폭동’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나는 이 사건의 본질이 쇠고기 문제도, 언론의 자유도 아니라 증오와 이념의 문제인 걸 이제는 확실히 알고 있다. 우리 내부에 이렇게 뿌리깊은 암덩어리가 자리잡고 있는지 몰랐다” “촛불시위는 이념투쟁이었고 정권 타도를 목적으로 한 세력의 선동이었다” “대한민국헌법은 자유민주주의를 그 기본 이념으로 하고 있다. 그것은 마르크스-레닌주의에 입각해 계급투쟁과 폭력혁명을 수단으로 하는 공산주의를 반대하는 개념이다. 대한민국 형법은 자유민주주의를 공산혁명세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제87조와 제91조에서 내란죄를 규정하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바로 촛불폭동에 딱 떨어진다는 생각이었다. 헌법기관인 대통령의 권능을 폭동의 방법으로 행사하지 못하게 할 때 성립되는 범죄였다”고 썼다.
e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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